삼성전자가 다음달 착공을 추진 중인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2공장은 한·미 반도체 분야 기술 동맹의 ‘주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할 한국과 반도체 설계 경쟁력을 지닌 미국의 협업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조원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지을 파운드리 2공장의 착공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2공장 신설 계획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다음달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파운드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파운드리 2공장은 지난해 5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가 내민 ‘선물’ 중 하나다. 당시 회담에서 국내 4대 그룹이 검토한 투자 규모는 약 40조원.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20조원을 삼성전자가 책임졌다.

앞으로 한·미 반도체 분야 기술 동맹에서 파운드리 2공장의 역할과 존재감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공급망 재건을 추진 중이다. 미국엔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장악력이 더 높아지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위인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몸집을 키워 생태계 흐름을 바꾸는 식의 변화를 미국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설계 및 장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한국 파운드리 역량을 키우면 서로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2공장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