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영빈관 대신 중앙박물관…헤드테이블에 박의장·한총리·안철수
'조화' 뜻 담은 비빔밥이 메인…바이든 방한 둘째 날 공식 일정 종료
한미정상의 첫 '축배'…동맹 되새기며 "같이 갑시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저녁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을 열었다.

청와대 개방으로 기존 영빈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까우면서 공간이 넓고 격조 있는 박물관 내부 홀로 만찬장을 정한 것이었다.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두 대통령은 오후 7시34분 전통 의장대가 도열한 박물관 중앙 복도를 따라 나란히 만찬장으로 걸어들어왔다.

만찬은 미국 국가(The Star Spangled Banner)와 애국가를 차례로 연주하는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현악 4중주와 해금, 대금, 피리 등 국악 연주자, 국방부 군악대가 장내 음악을 담당했다.

하이라이트는 두 정상의 만찬사와 건배 제의였다.

윤 대통령은 먼저 만찬사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성장과 번영을 이뤄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고 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를 인용하며 "한미 양국은 서로의 훌륭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민주주의의 힘이 국민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며 한미 군사동맹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말로 건배를 외쳤다.

정상들이 건배를 외칠 때 만찬장에는 '축배의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미정상의 첫 '축배'…동맹 되새기며 "같이 갑시다"
원탁으로 된 헤드테이블에는 두 정상과 박병석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배정됐다.

전체 테이블은 10개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 윤 대통령 참모, 정부 관계자들이 분산돼 앉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앞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측 인사로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젠 딜런 백악관 부비서실장,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 눈에 띄었다.

이날 만찬 메뉴는 향토 진미 5품 냉채, 강원 양양 참송이 버섯죽과 침채, 해남 배추를 이용한 숭채만두, 최상급 미국산 소갈비 양념구이와 더운 야채, 팔도 산채비빔밥과 두부 완자탕, 쌀케이크와 견과류, 과일, 오렌지 젤리, 냉매실차 순으로 제공됐다.

이 중 메인인 산채 비빔밥은 '조화'를 의미한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만찬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한국인 소유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바소'가 준비됐다.

건배주로는 2012년 핵 안보 정상회의 등에서 만찬주로 쓰인 국산 스파클링 와인 '오미로제 결'이, 화이트와인으로는 나파밸리산 '샤또 몬텔레나 나파밸리 샤도네이'가 각각 나왔다.

만찬을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둘째 날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됐다.

한미정상의 첫 '축배'…동맹 되새기며 "같이 갑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