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hink where man's glory
most begins and ends,
and say my glory was
I had such friends."


-William Butler Yeats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 정상회담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장에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의 시구절을 인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우리 함께 갑시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건배사를 하며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양국 간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모색하게 됐다"면서 "피로 만들어진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성장과 번영을 이뤄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는 양국에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관계는 더 깊어질 것이고 우리의 협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안보 동맹을 넘어 첨단 기술 동맹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미래 비전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그려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예이츠의 시를 인용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고 했다'"며 "한미 양국은 서로의 훌륭한 친구"라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 많은 정보를 준 거 아닌가 걱정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인용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환영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사에 이어 건배제의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환영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사에 이어 건배제의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는 지난 2017년 1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당시 바이든 부통령에게 자유 메달을 '깜짝' 수여하면서 읊은 시구절을 다시 인용한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메달을 걸어주자, 바이든 부통령이 눈시울을 붉힌 채 뒤로 돌아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예이츠는 아일랜드 시인 겸 극작가로, 아일랜드인이 영국 통치에 반대해 봉기를 일으킨 사건을 그린 시를 발표한 바 있다. 평소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아일랜드계 혈통임을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에 이어 건배사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며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개인적으로 알아갈 기회를 가졌다는 것으로, 시작부터 많은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초기부터 많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동맹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는 것은 지난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외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 것 중 하나"라며 "한국이 보여준 민주주의는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 국민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대한 양국의 동맹과 수십년간 번영이 지속하길 바라며 연합사에서 주로 하는 건배사를 하겠다”며 “함께 갑시다”를 외쳤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