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공시한 뒤 잇따라 신고가 경신
전방 수요에 자신…1분기 실적도 호조
정상회담서 설비투자 예고한 UAM株도↑
"차세대 주도주는 설비투자株서 나올 것"

○설비투자 소식에 최고가 갈아치우는 2차전지·반도체株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는 이달 들어 주가가 26.13% 올랐다. 같은 기간 2차전지용 전해질을 만드는 후성은 39.53% 올랐다. 엘앤에프와 후성은 23일 장중 사상 최고가를 나란히 경신하기도 했다. 이밖에 2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5월 5.73% 올랐고, 2차전지용 음극재를 만드는 대주전자재료도 같은 기간 20.12% 올랐다.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건 잇따르는 설비투자 소식이다. 지난 19일 후성은 사업확장을 위해 705억원을 들여 부지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6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엘앤에프와 7조원 규모의 양극재 거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극재 업체를 중심으로 돈이 돈다는 게 보이자 2차전지 업종 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모양새다.
반도체 소재주 역시 설비투자 소식과 함께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달 595억원 규모의 증설 공시를 낸 원익QnC는 이번달 주가가 11.8% 뛰었다. 23일 장중엔 3만525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원익QnC는 반도체 식각장비에 적용되는 소모품인 쿼츠(석영 유리)를 생산한다. 반도체 웨이퍼를 감싸는 링을 주로 만드는 하나머티리얼즈 역시 지난달 초 공장 신설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주가가 4월에만 13.11% 뛰었고 지난 3일엔 사상 최고가(6만68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설비투자에 나서는 종목들은 1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후성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을 뿐 아니라 증권가 예상치 평균(398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원익QnC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40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249억원)를 37% 상회했다.
○정상회담이 불붙인 설비투자…"눈여겨볼 만"
한미정상회담은 설비투자 확대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선봉에 선 건 현대차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7조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 모듈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23일 현대차는 주가는 한때 18만9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이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6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에 산업용 드론사업을 하는 네온테크는 23일 27.33% 급등하며 장을 마쳤고, 관계회사(베셀에어로스페이스)가 UAM 기체를 제조하는 베셀은 같은날 7.1% 상승 마감했다.증권가에선 앞으로도 설비투자가 이뤄지는 업종·종목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를 한다는 건 미래를 밝게본다는 거고 그만큼 성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차세대 주도주는 규제완화, 설비투자에서 나올 것이고 그중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핵심산업 투자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