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교육 현장 – 한양대 ESG MBA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ESG MBA 주임교수를 맡은 이상명 교수.사진=김기남 기자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ESG MBA 주임교수를 맡은 이상명 교수.사진=김기남 기자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지난해 2학기, 국내 MBA 중 최초로 ESG 트랙을 개설했다. 기본(ESG Foundation), 심화(ESG Extended·Advanced), 적용(ESG Practicum) 등 세 단계의 커리큘럼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각 과목별로 전문 지식을 보유한 교수와 현직 전문가를 매칭해 코티칭(co-teaching) 방식을 활용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ESG 현장을 반영하기 위한 교육 방식이다.

ESG MBA 주임교수를 맡은 이상명 교수는 경영전략을 시작으로 기업가 정신, 벤처, 동반성장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왔다. 4년 전부터 한국전략경영학회에서 분야별 기업 임원, 실무자들과 ESG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교수를 만나 한양대 ESG MBA 과정에 대해 들었다.

- ESG MBA 과정이 신설된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습니까.

“대학의 사명은 여러 가지입니다. 학문적 현상을 정리하고 체계화해 이론을 만들고, 후학을 양성해 미래세대를 준비시키는 교육의 장이죠. 특히 경영대학은 현실과 최접점에서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는 매개입니다. 기업의 ESG 경영과 관련한 사회적 요구와 흐름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지난해 2학기 ESG MBA 과정을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 한양대 내에서도 ESG 인재 양성에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한양대에서는 여러 사회 혁신 프로그램과 소셜 체인지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양대의 실용학풍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강조하는 교육 방식이 그 바탕이 됩니다. 전통적 경영자가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고 인식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 즉 기업가 정신을 갖춘 사람을 양성하죠. ESG도 근본적으로는 개인부터 지구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축적되어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기업은 경제적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였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환경적 문제가 파생됐죠. 사회가 발전하면서 기업의 본질이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양대가 문제 인식을 잘, 빠르게 해냈죠.”

- ESG MBA 커리큘럼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구체적으로는 기본·심화·적용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단계인 기본과정에서는경영학 석사(MBA)이자 ESG 전문가로서 지녀야 할 기본 지식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과목으로는 ESG 개론, 환경경영전략, 사회적가치경영, 기업지배구조, 지속가능금융, 지속가능경영전략이 있습니다. 이 과목들은 필수과목이기도 합니다. 다음 단계인 심화 과정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전문적 지식을 배웁니다. 기후변화와 임팩트 비즈니스, ESG 투자와 핀테크, ESG 공급망, ESG 평가와 공시, ESG 데이터 분석, ESG 커뮤니케이션과 사례 분석, 최고지속가능책임자 (CSO)를 위한 고급 ESG 경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ESG 등이 선택과목으로 제공됩니다. 마지막 단계인 적용 과정에서는 각 수강생의 목적에 부합하는 주제나 협력 기관에서 요청한 과제를 선택해 전문가와 매칭을 통해 개별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글로벌 ESG 필드세미나를 구성해 해외 전문 기관 탐방도 계획 중입니다.”
- 별도의 지원 자격이 있나요.

“대학 졸업 외 필요한 자격은 없습니다. 서류와 면접 전형으로 선발하며 총점이 높은 순으로 선발합니다. 과정 참여 인원은 20명 내외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양대 ESG MBA 과정은 다른 교육과정보다 들어야 할 과목 수나 학점이 많은 편입니다.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이기에 수강 장소는 제한이 없으나 야간, 주말 강의 수강이 가능해야 합니다.”

- 한양대 ESG MBA의 차별점을 꼽아주신다면요.

“교육부 인가를 받고 미국 경영교육인증을 받은 ‘경영전문대학원’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ESG MBA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기관에서 ESG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학위를 주는 것은 한양대가 유일합니다. 기업 전반을 이해하고 기업에 왜 ESG가 필요한지 경영학적 접근과 함께 익힐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차별점은 온라인 중심 과정입니다. 모든 강의는 실시간 온·오프라인 병행 과정으로 진행되어 지방, 해외에 있어도 어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ESG의 특성을 고려해 만든 코티칭 방식 강의도 강점입니다. 교수들의 전문 지식만으로는 시장과 학생이 원하는 교육 콘텐츠를 구성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모든 과목을 기본적으로 전문 교수와 현직 전문가가 한 과목을 함께 진행하는 코티칭 방식을 적용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다음 학기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기본 과목의 확대가 될 듯합니다. 두 학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교육생 들과 만나 느낀 점은 현업에 있다 보면 생각이 특정 분야로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전체 그림을 보기가 힘들죠. ESG는 하나의 기능적 영역에만 멈춰 있는 개념이 아니기에 더 넓은 영역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중소기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과목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킹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1년에 3~4번 정도 ESG 주요 이슈를 다루는 네트워킹 시간을 따로 마련하려 합니다. 졸업 후에도 한양 ESG MBA의 이름으로 만나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계속 제공할 것입니다. ESG에 대한 모든 아이디어가 모이는 곳이 되도록 만들어가려 합니다.”

- ESG를 실제 기업 경영에 적용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합니까.

“부담을 내려놓는 것이 먼저죠. ESG는 실천의 문제입니다. CEO는 ESG를 부담과 리스크로 보고, 실무자는 새롭고 귀찮은 업무로만 본다면 변화할 수 없습니다. ESG가 또 다른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에서 결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기회 요인을 파악하고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는 것이 부담을 더는 방법입니다.”

- 올해 ESG와 관련해 가장 집중해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ESG는 전체적으로 볼 때 기업에 대한 관점, 사회에 대한 관점이 바뀌는 과정입니다. ESG가 먼저 시작된 해외를 보면 기업의 미션, 비전을 바꾸는 기업이 많은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기업의 미션은 곧 기업의 본질과 같아서 잘 바뀌지 않는 부분입니다. 미션과 비전을 바꾸는 것은 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죠.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미션에 관한 논의가 상당히 적었습니다. 이익을 내는 데에만 집중해왔기 때문이죠.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의 본질과 기본 가치부터 들여다보고 수익의 안정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조수빈 기자 subin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