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열리는 IPEF 정상회의서 화상 연설…尹대통령 "참여는 당연"
尹대통령, IPEF회의 참석…'안미경중' 버리고 '안미경세'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고위급 화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국제무대에서도 IPEF 출범국으로서 행보에 나선다.

이틀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IPEF를 통한 양국간 '긴밀한 협력'에 공감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를 두고 그간 한국 외교의 전략적 지향점이었던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한다'는 뜻의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 폐기 본격화 선언이란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에서 열리는 IPEF 고위급 회의에서 참석해 13개국 정상급 인사 중 7번째로 발언한다.

방일 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대면으로, 윤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정상급 인사들은 화상으로 참여한다.

IPEF는 바이든 행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협력 구상이다.

무역, 공급망,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의 4개 의제에 역내 국가들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IPEF를 제안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첫 아시아 순방 계기에 IPEF 발족을 공식 선언하기로 하고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IPEF 참여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으며,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IPEF를 통한 한미간 협력 방침을 밝혔다.

우리가 IPEF 출범 초부터 합류 의사를 밝힌 데는 공급망 교란 등으로 국제경제 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규범 형성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국익을 도모하는 차원이란 것이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IPEF는 FTA(자유무역협정)처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 통상 협상이 아니고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 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거기에 우리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것"이라며 "룰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진다고 하면 국익에도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PEF는 미 주도의 무역 질서를 설정하기 위한 협의체로, 한국의 참여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공조한다는 외교적 함의를 갖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들이 실용 중심의 국익외교를 내세워 견지했던 '안미경중' 노선 무효를 선언한 것으로 보게 되는 이유다.

당장 중국에서는 IPEF 출범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IPEF를 "분열과 대항을 만드는 도모"라고 배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의 IPEF 가입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세계와 더불어'라는 '안미경세'(安美經世)의 본격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