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원하는 직업에 필요한 전문성을 길러줄 수 있는 기관이 국내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역할을 패스트캠퍼스가 하고 싶습니다.”

신해동 패스트캠퍼스 CIC 대표(사진 가운데)는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영 목표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수년간 온라인 교육 콘텐츠 플랫폼을 확장해왔다”며 “그간 쌓인 사업 노하우가 코로나19 시대에서 빛을 발해 지난해 연매출 350억원을 돌파하는 등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업 9년차를 맞은 패스트캠퍼스는 정보기술(IT)·디자인·마케팅 등 직무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는 분야별 교육 콘텐츠와 리더십·소프트스킬·외국어 분야 교육을 스트리밍 형태로 수강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강화 등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조에 맞춰 맞춤형 기업 교육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오프라인 교육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지난 3월부터 오프라인 교육 문의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라인 교육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비대면 교육이 강화되고 교육 학습을 무조건 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패스트캠퍼스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8년부터 이미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 사업으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최근에는 원격 학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취업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선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타임 투 마켓’ 입니다. 학습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데 교육 콘텐츠를 지나치게 빨리 만든다거나, 포화 상태인 시장에 후발 콘텐츠 공급자로 들어가서도 안 됩니다. 이 점을 고려해 학습 콘텐츠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콘텐츠 라이프 사이클’입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리어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위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아울러 2년에 한 번씩 콘텐츠를 새로 제작하는 과정을 반복해 콘텐츠의 최신 흐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교육의 ‘질’은 어디서 결정됩니까.

“강사의 직무 전문성입니다. 성인 대상 직무 교육의 목적은 ‘전문성 향상’입니다. 그래서 강사가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검토합니다. 강의 내용이 지루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역량도 필요하지만, 강의가 조금 지루하더라도 그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가진 현직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합니다.”

▷새로운 분야의 교육콘텐츠 제작은 리스크도 클텐데요.

“회사의 기초 체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3년 뒤 수요가 폭발할 분야라고 생각해 교육 상품을 출시했는데, 몇 년 사이 시장이 쪼그라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교육 콘텐츠만 공급하려 한다면 업계의 선두주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늘 새로운 학습 콘텐츠에 도전합니다. 시장 잠재성이 높은 기술을 오직 패스트캠퍼스에서만 배울 수 있다면 고객에게는 저희 콘텐츠가 유일한 선택지가 되겠죠. 처음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하이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하이 리턴’을 기대하는 겁니다.”

▷올해 가장 중요한 사업 목표는 무엇입니까.

“기업의 인적자원개발(HRD) 업무 전 과정을 대행하는 교육 전문 기관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기업에 직무교육·조직문화·외국어 학습 등 교육 분야별로 6만여 개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이제는 단순 콘텐츠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HRD 업무대행까지 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싶습니다. 종국에는 임직원 역량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