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시바,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항복…"매각가능성 높아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엘리엇, 페럴론 두 회사 참여
이사회서 영향력 확보 목적
"경영진 의사결정권 약해지면 결국 매각"
이사회서 영향력 확보 목적
"경영진 의사결정권 약해지면 결국 매각"
일본의 대표 기업인 도시바가 미국 주요 헤지펀드 임원을 이사로 선임한다.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일본 기업 특성을 감안하면 도시바가 행동주의 펀드에 항복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도시바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패럴론 캐피탈 임원 각 한 명씩을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6월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을 올린 뒤 가결될 예정이다.
도시바 이사 중 3명이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사 선임을 요청했고, 이 중 2명이 패럴론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럴론은 도시바 지분을 6% 이상 확보해 3대 주주를 차지했고, 엘리엇은 지분율은 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도시바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의 오랜 갈등이 끝맺는다. 도시바는 당초 헤지펀드 직원을 이사로 선임하는 걸 꺼려왔다. 이해충돌 방지를 근거로 지명을 미뤄왔던 것. 붕괴한 재무구조와 자본 배분 문제를 해결하려 고육책을 선택했다.
일본 기업에 헤지펀드 직원이 이사를 맡는 건 이례적이다.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려 외부인을 이사회에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올림푸스가 대규모 회계 부정 사태로 위기에 처하자 미국의 밸류액트캐피탈이 이사회에 참가하며 빗장이 풀렸다.
행동주의 펀드가 도시바의 경영을 좌우하게 된 건 2015년 대규모 회계 부정 사태가 벌어지면서부터였다. 도시바가 2008~2014년 7년간 2200억엔(약 2조 1720억원)의 이익을 부풀린 것. 부정 회계가 발각되자 전·현직 사장 세 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그만뒀다.
도시바가 2006년 인수한 원자력발전 회사 웨스팅하우스에서 나온 대규모 손실이 도시바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붕괴시켰다. 자본잠식에 들어간 도시바는 2017년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했다.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인한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해외 행동주의펀드가 60여곳이 신주를 인수해 주주가 됐다. 상장폐지를 피했지만, 밥그릇을 둔 불화의 시작이었다. 사장 연임과 임원 선임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려 위해 도시바는 2018년 6월 7000억엔, 2021년 1500억엔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혔다. 2017년 증자로 수혈한 자금보다 주주환원을 위해 쏟아부은 자금이 2500억엔 더 많은 정도였다.
이사회마저 행동주의 펀드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도시바의 매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미국의 베인캐피털은 도시바의 최대 주주인 에피시모캐피털과 인수계약을 타진했다. 도시바는 인수를 막으려 기업분할을 꾀했지만 무산됐다. 사업재편·재무구조 개선 모두 시기를 놓쳐버린 것. 이사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면 결국 도시바가 어떤 곳이든 행동주의펀드에 팔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도시바가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패럴론 캐피탈 임원 각 한 명씩을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6월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을 올린 뒤 가결될 예정이다.
도시바 이사 중 3명이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사 선임을 요청했고, 이 중 2명이 패럴론까지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럴론은 도시바 지분을 6% 이상 확보해 3대 주주를 차지했고, 엘리엇은 지분율은 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도시바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의 오랜 갈등이 끝맺는다. 도시바는 당초 헤지펀드 직원을 이사로 선임하는 걸 꺼려왔다. 이해충돌 방지를 근거로 지명을 미뤄왔던 것. 붕괴한 재무구조와 자본 배분 문제를 해결하려 고육책을 선택했다.
일본 기업에 헤지펀드 직원이 이사를 맡는 건 이례적이다.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려 외부인을 이사회에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올림푸스가 대규모 회계 부정 사태로 위기에 처하자 미국의 밸류액트캐피탈이 이사회에 참가하며 빗장이 풀렸다.
행동주의 펀드가 도시바의 경영을 좌우하게 된 건 2015년 대규모 회계 부정 사태가 벌어지면서부터였다. 도시바가 2008~2014년 7년간 2200억엔(약 2조 1720억원)의 이익을 부풀린 것. 부정 회계가 발각되자 전·현직 사장 세 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그만뒀다.
도시바가 2006년 인수한 원자력발전 회사 웨스팅하우스에서 나온 대규모 손실이 도시바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붕괴시켰다. 자본잠식에 들어간 도시바는 2017년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했다.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인한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해외 행동주의펀드가 60여곳이 신주를 인수해 주주가 됐다. 상장폐지를 피했지만, 밥그릇을 둔 불화의 시작이었다. 사장 연임과 임원 선임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려 위해 도시바는 2018년 6월 7000억엔, 2021년 1500억엔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혔다. 2017년 증자로 수혈한 자금보다 주주환원을 위해 쏟아부은 자금이 2500억엔 더 많은 정도였다.
이사회마저 행동주의 펀드들이 장악하게 되면서 도시바의 매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 미국의 베인캐피털은 도시바의 최대 주주인 에피시모캐피털과 인수계약을 타진했다. 도시바는 인수를 막으려 기업분할을 꾀했지만 무산됐다. 사업재편·재무구조 개선 모두 시기를 놓쳐버린 것. 이사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면 결국 도시바가 어떤 곳이든 행동주의펀드에 팔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