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분담금 8천여억원 연체…인니 정부 "예산 부족"

한국형 전투기(KF-21) 공동개발 분담금 8천여억원을 연체 중인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라팔전투기 42대 구매 합의에 이어 미국산 F-15EX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라팔 이어 F-15EX 도입 박차…KF-21 연체금은?
24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파자르 프라세티오 인도네시아 공군참모총장은 이달 19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찰스 Q.브라운 주니어 미 공군참모총장과 F-15EX 구매 등을 논의했다.

안디카 페르카사 통합군사령관은 F-15EX 구매 추진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공군이 추가로 전투기를 들여올 필요성이 있는 걸로 확신한다"고 전날 밝혔다.

안디카 통합군사령관은 미국이 인도네시아 공군의 필요성에 맞춰 F-15EX 전투기를 개조한 'F-15IDN'을 제안했다며, 해당 전투기는 이전 F-15 모델들보다 훨씬 현대적 전투기라고 소개했다.

올해 2월 10일 미국 재무부는 F-15 전투기 36대와 엔진, 통신 장비 등 139억 달러(약 16조 6천억원) 규모의 대(對) 인도네시아 무기 판매안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방산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F-35가 아닌 구형 F-15를 들여오기로 계약한다면 이는 미국 측이 기술이전 등 상당한 인센티브를 제시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라팔 전투기와 F-15EX 전투기에 수년 전부터 눈독을 들여왔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은 올해 2월 "라팔 전투기 42대 구매에 합의하고, 이 중 1차로 6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라팔 전투기 6대는 계약 체결로부터 56개월 안에 인도네시아에 인도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 공군은 해당 전투기를 담당할 조종사 선발과 훈련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라팔 이어 F-15EX 도입 박차…KF-21 연체금은?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행보에 한국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6년에 완료될 한국과 KF-21 공동개발사업과 전투기 완제품 구매 추진은 별개"라고 말하지만,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8조8천억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기로 하고 4.5세대급 전투기 KF-21을 연구개발 중인데,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8천여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작년 11월 분담금 비율을 20% 그대로 유지하되, 약 30%는 돈이 아닌 현물로 내기로 하고 공동개발을 계속하기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당시 프라보워 국방장관은 올해 상반기 중에 연체금 일부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연체금 상환을 위해 재무부에 예산을 신청했으나, 재무부가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며 "좀 더 기다려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분담금 가운데 일부를 팜유 등 현물로 내는 방안을 포함해 인도네시아의 사업비 납부 계획 조정이 지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