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온실가스 감축의 새로운 기회 ‘그린 O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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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와 관련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그린 ODA가 주목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대기질이나 수질 개선을 돕고 이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ODA를 해외 온실가스 감축 사업과 연계하는 길도 열릴 예정이다
[한경ESG] 기후금융 이야기 ②
국제개발협력(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IDC)은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경제·사회개발을 지원하는 공공·민간 부문의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협력으로, 대다수 선진공여국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국제개발협력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공산권 세력이 황폐화된 유럽으로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셜플랜이 시초로 여겨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는 1970년대에는 빈곤 해결, 1980년대에는 채무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고 1990년대에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체제전환이 주된 과제였다. 21세기에는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를 채택했고, 기후변화 대응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린 ODA에서 앞서가는 일본·독일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는 196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가 정의한 개념으로, IDC 활동 중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나 이들 기관의 집행기관이 개발도상국의 복지 증진과 경제발전을 위해 개발도상국과 국제기구에 양허적 성격으로 제공하는 자금 흐름을 말한다. DAC는 ‘구휼(aid)’이라는 용어 대신 ‘원조(assistance)’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개발원조가 일방적 행위가 아닌, 원조공여국과 원조수원국 간 동반 관계에 기초한 상호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ODA의 필요성은 상호의존적, 인도적, 정치·경제적 측면 등으로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인류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복지 증진과 경제개발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극도의 기아와 빈곤, 재해로 고통받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날 국제사회는 테러와 전쟁, 기후변화, 전염병, 국제금융위기 등 국경을 초월한 공통 과제에 직면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지구적 공조가 요구된다.
특히 기후변화가 중대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주목받는 것이 개발의 부정적 환경영향 최소화를 추구하는 그린 ODA다. 그린 ODA 중 양자협력의 대표적 선도공여국으로 일본과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기후변화 ODA의 규모와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며 자국의 강점 분야인 철도 등을 중점 사업으로 해 전략적으로 활용 중이다. 또 공동 크레디트 제도라 불리는 JCM(Joint Crediting Mechanism)을 운영해 ODA 사업과 기후 협력이 원활하게 연계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 SDGs 같은 국제의제를 중요시해 기후 협력을 주류화함으로써 부문 정책을 연계하고 있으며, 수원국의 상황에 맞춰 사업 내용과 협력기관을 유연하게 설정한다.
다자협력은 주로 국제기구에 의해 이뤄진다. 국토환경 분야의 대표적 기구인 유엔 헤비타트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이 도시 경제개발과 연관된 모든 분야에서 핵심 목표가 되도록 주력하고 있다. 협력에 있어 수원국 정부 및 현지 인력과 네트워크를 쌓고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지역이 실행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정책결정자의 역량 개발을 사업에 포함한다. 기후변화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NAMA(Nationally Appropriate Mitigation Action) 기금에서는 금융과 정책 메커니즘을 결합해 감축 가능성이 큰 국가와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기후 협력을 선도해온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기후변화 전략 수립에서 전반적 계획 시스템의 개편을 고려한다. 도시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개발 협력 전략을 추진하고 사회경제개발계획과 도시 공간 계획을 통합한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에너지 ODA로 온실가스 감축도
한국의 경우 그동안 기후변화와 IDC 부문 사이의 연계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09년 이후 국가녹색성장전략과 연동해 그린 ODA를 도입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했지만 교육, 보건 등 기존 개발 협력 부문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없다가 2020년 12월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서 그린뉴딜 ODA 확대를 명시하고 이듬해 1월 그린뉴딜 ODA 추진을 중점 과제화했다. 2021년 7월에는 범부처 그린뉴딜 ODA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2022년 2월에는 환경부가 그린뉴딜 ODA를 통해 해외 온실가스 감축분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부는 기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이어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를 국제환경협력센터로 지정하고 그린뉴딜 ODA와 국제감축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공단은 몽골 나랑진의 매립지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을 통해 대기질 분야 환경사업을 추진 중이고, 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을 진행해 탄소감축에 나서고 있다. 2022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기존의 개발도상국 에너지 정책자문 및 소규모 인프라 구축 위주의 협력사업 대신 에너지 ODA 사업이 한국 기업의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보완해 추진한다고 발표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limate Technology Centre and Network, CTCN)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기술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제기구다. CTCN은 정책결정을 위한 수단 및 정보에 대한 기술과 그린뉴딜 요소를 연계한 기후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단기적 지원보다 기술과 연계된 장기적 ODA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SK증권이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CTCN에 가입했다.
최근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국내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에 그린 ODA 사업 참여는 글로벌 ESG 경영 확장의 기회이며 환경(E)과 지배구조(G) 개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된 사회(S) 개념을 추구하는 수단이다. 정부에서도 그린 ODA 사업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설지원 SK증권 기후금융본부 배출권시장팀장 이사
국제개발협력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공산권 세력이 황폐화된 유럽으로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셜플랜이 시초로 여겨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는 1970년대에는 빈곤 해결, 1980년대에는 채무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고 1990년대에는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체제전환이 주된 과제였다. 21세기에는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2015년 유엔 총회에서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를 채택했고, 기후변화 대응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린 ODA에서 앞서가는 일본·독일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는 196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가 정의한 개념으로, IDC 활동 중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나 이들 기관의 집행기관이 개발도상국의 복지 증진과 경제발전을 위해 개발도상국과 국제기구에 양허적 성격으로 제공하는 자금 흐름을 말한다. DAC는 ‘구휼(aid)’이라는 용어 대신 ‘원조(assistance)’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개발원조가 일방적 행위가 아닌, 원조공여국과 원조수원국 간 동반 관계에 기초한 상호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ODA의 필요성은 상호의존적, 인도적, 정치·경제적 측면 등으로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인류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개발도상국의 복지 증진과 경제개발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극도의 기아와 빈곤, 재해로 고통받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날 국제사회는 테러와 전쟁, 기후변화, 전염병, 국제금융위기 등 국경을 초월한 공통 과제에 직면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지구적 공조가 요구된다.
특히 기후변화가 중대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주목받는 것이 개발의 부정적 환경영향 최소화를 추구하는 그린 ODA다. 그린 ODA 중 양자협력의 대표적 선도공여국으로 일본과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기후변화 ODA의 규모와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며 자국의 강점 분야인 철도 등을 중점 사업으로 해 전략적으로 활용 중이다. 또 공동 크레디트 제도라 불리는 JCM(Joint Crediting Mechanism)을 운영해 ODA 사업과 기후 협력이 원활하게 연계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 SDGs 같은 국제의제를 중요시해 기후 협력을 주류화함으로써 부문 정책을 연계하고 있으며, 수원국의 상황에 맞춰 사업 내용과 협력기관을 유연하게 설정한다.
다자협력은 주로 국제기구에 의해 이뤄진다. 국토환경 분야의 대표적 기구인 유엔 헤비타트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이 도시 경제개발과 연관된 모든 분야에서 핵심 목표가 되도록 주력하고 있다. 협력에 있어 수원국 정부 및 현지 인력과 네트워크를 쌓고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지역이 실행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정책결정자의 역량 개발을 사업에 포함한다. 기후변화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NAMA(Nationally Appropriate Mitigation Action) 기금에서는 금융과 정책 메커니즘을 결합해 감축 가능성이 큰 국가와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기후 협력을 선도해온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기후변화 전략 수립에서 전반적 계획 시스템의 개편을 고려한다. 도시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개발 협력 전략을 추진하고 사회경제개발계획과 도시 공간 계획을 통합한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에너지 ODA로 온실가스 감축도
한국의 경우 그동안 기후변화와 IDC 부문 사이의 연계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09년 이후 국가녹색성장전략과 연동해 그린 ODA를 도입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했지만 교육, 보건 등 기존 개발 협력 부문에 비해 가시적 성과가 없다가 2020년 12월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서 그린뉴딜 ODA 확대를 명시하고 이듬해 1월 그린뉴딜 ODA 추진을 중점 과제화했다. 2021년 7월에는 범부처 그린뉴딜 ODA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2022년 2월에는 환경부가 그린뉴딜 ODA를 통해 해외 온실가스 감축분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부는 기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이어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를 국제환경협력센터로 지정하고 그린뉴딜 ODA와 국제감축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공단은 몽골 나랑진의 매립지 온실가스 감축사업 등을 통해 대기질 분야 환경사업을 추진 중이고, 수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을 진행해 탄소감축에 나서고 있다. 2022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기존의 개발도상국 에너지 정책자문 및 소규모 인프라 구축 위주의 협력사업 대신 에너지 ODA 사업이 한국 기업의 해외 온실가스 감축사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보완해 추진한다고 발표하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한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limate Technology Centre and Network, CTCN)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기술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국제기구다. CTCN은 정책결정을 위한 수단 및 정보에 대한 기술과 그린뉴딜 요소를 연계한 기후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단기적 지원보다 기술과 연계된 장기적 ODA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SK증권이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CTCN에 가입했다.
최근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국내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에 그린 ODA 사업 참여는 글로벌 ESG 경영 확장의 기회이며 환경(E)과 지배구조(G) 개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된 사회(S) 개념을 추구하는 수단이다. 정부에서도 그린 ODA 사업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설지원 SK증권 기후금융본부 배출권시장팀장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