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사들의 감독기관인 만큼 퇴직자들의 금융사 재취업이 법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감원 퇴직자들이 보험사로 몰리는 사태가 발생하며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보험사들이 설립한 신규 자회사는 취업제한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금감원 국장급들이 최근 국내 보험사들이 설립한 신규 자회사에 재취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A국장의 경우 캐롯과 롯데, 한화손해보험의 합작 자회사인 히어로손해사정으로, B국장은 출범을 앞둔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으로, C국장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으로의 이동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금감원 2급 이상 퇴직자들은 '퇴직 전 5년 동안 맡았던 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곳에는 3년간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금융사들의 감독기관인 만큼, 이해관계가 있는 피감독기관으로의 재취업이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섭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법에서 취업제한 대상 기업은 '연간 외형거래액이 일정규모 이상인 사기업'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때문에 연간 외형거래액이 없는, 즉 설립 1년이 되지 않은 신규 금융사의 경우에는 취업제한 대상에서 빠져 있어 금감원 퇴직자들의 이직이 가능한 겁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이 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에 속도를 내면서 자회사 설립이 늘고 있는 만큼, 금감원 퇴직자들의 금융사 재취업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에 금감원 국장들이 이동한 손해사정사와 보험대리점,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경우에도 금감원의 피감독기관이긴 하지만, 올해 출범한 신규 회사인 만큼 취업제한의 사각지대인 셈입니다.

실제 부처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금감원 심사 대상자 111명 중 무려 75명이 민간 금융사 관련 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 신규회사라고 해서 예외조항을 둔 것은 취지에 반하는 것이죠. 보험사가 금융회사잖아요. 자회사라고 하더라도…허술한 사각지대라고 보여져요. 그 사람이 자회사만 대관을 하겠냐는 것이죠. ]

매년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 금융당국 '전관예우' 논란.

전관의 영향력을 원하는 금융사와 고액 보수를 원하는 전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금융사 감독의 '구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단독] 금감원 국장급, 보험사로 우르르…우회 재취업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