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직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로 반짝 상승했던 주가는 올 2분기 들어 17% 주저앉았다.

경쟁이 과열된 국내 주택 시장의 수익성이 곤두박칠 치고 있는 가운데 GS건설의 성장 동력이 부족한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리모델링 사업에까지 진출하는 등 국내 주택시장에만 매달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분석에 국민연금공단마저 GS건설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S건설 주가는 올 2분기 들어 지난 24일까지 16.84%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는 4.8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선 직후 한 때 4만8200원(올 3월14일 기준)까지 치솟았던 GS건설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3만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3월 초만 해도 새 정부 출범 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해지면 브랜드(자이) 인지도가 높은 GS건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시점을 못박지 않아 예상보다 규제 완화 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됐다.

여기에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GS건설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당 부분 사그라 들었다. GS건설은 올 1분기 2조3760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했다. 겉으로만 보면 선방한 듯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체질 개선 지지부진한 GS건설…맥 못 추는 주가에 국민연금 매도까지
올 1분기 매출 선방은 전적으로 공장이나 아파트를 짓는 건축·주택 사업 부문 덕분이다. 올 1분기 GS건설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은 1조72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조2260억원)보다 40.7% 뛰었다. 전체 매출의 72.51%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수처리나 해외 개발을 담당하는 GS건설의 신사업 부문(1920억원)은 올 1분기 12.3%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플랜트(1790억원) 사업 부문은 48.6% 급감해 반 토막이 났다.

국내 건축·주택은 건설사 간 수주 경쟁 격화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사업 부문이다. 실제 GS건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5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1분기 8.8%에서 올 1분기 6.4%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매출 증가에도 올 1분기 GS건설의 순이익은 15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0억원)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GS건설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 정비 사업에까지 적극 뛰어들고 있는 데다 지난해엔 리모델링 전담 팀까지 꾸리는 등 갈수록 국내 사업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가 지연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건축·주택 사업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나 대내외 경기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 매년 10조원을 웃돌던 GS건설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9조365억원)엔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모듈러(조립) 주택·수처리 운영 등 신사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지만 공종 다변화 수준이 취약한 수준”이라며 “향후 주택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가변성이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민연금공단도 GS건설 주식을 시장에 팔아 치우고 있다. 올 4월에만 40만1760주(0.47%)를 시장에 매도했다. 올 3월 말 13.05%였던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2.5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말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의 GS건설 지분율은 13.55%에 달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