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투톱 자중지란…尹 "이게 지도부냐" 朴 "다양한 의견 내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朴, 비대위서 '86용퇴' 등 재거론…당 대변인은 "개인 의견" 선그어
비공개 회의서 고성 들리기도…朴 예고한 쇄신안 금주 발표도 어려울 듯
"부적절한 회견" vs "능수능란함까지 기대하나" 당내 여론도 사분오열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아 한 긴급 기자회견이 이틀째 당에 파열음을 불러오고 있다.
기자회견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갈등이 심해지며 당 투톱을 비롯한 지도부의 자중지란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양상이 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를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용퇴론'을 두고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역할을 완수한 만큼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동석한 86그룹인 윤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을 앞에 두고 86퇴진론을 면전에서 꺼낸 셈이다.
김 본부장은 당장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 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선대위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참석자 다수는 박 위원장의 태도를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개 회의에 앞서 비공개회의에서 발언 내용을 조율하는 관례에도 불구하고, 전날 회견에 이어 박 위원장이 다시 한번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 문제가 제기됐다.
전해철 의원은 "무슨 말을 해도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결국 "이게 지도부인가"라고 말하고 회의실을 떠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회의실 밖에 대기하던 취재진에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당은 이 같은 지도부 내 갈등상의 악영향을 우려한 듯 박 위원장의 언급을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발언은 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개인 의견"이라며 "다만 선거 전 서둘러 반성하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인지는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 위원장의 태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 대변인이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반성과 사과를 둘러싼 당 지도부 내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의 입장을 당과 분리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는 듯하지만, 당의 투톱은 서로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며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도 "같이 사과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지만 (윤 위원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했다"라며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협의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지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내 갈등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 간 입장도 양분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의 분란을 조장하는 듯한 회견과 발언 내용은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맥을 빠지게 한다"라며 "박 위원장의 처사가 신중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일반적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가 박 위원장에게 정치적인 능수능란함을 기대한 게 아니라 당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 아닌가"라며 "청년다운, 용기 있는 발언이었다"라고 옹호했다.
당의 사분오열 조짐에 박 위원장이 금주 중으로 예고한 쇄신안 발표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쇄신안은) 금시초문이고 지금도 따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비공개 회의서 고성 들리기도…朴 예고한 쇄신안 금주 발표도 어려울 듯
"부적절한 회견" vs "능수능란함까지 기대하나" 당내 여론도 사분오열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반성과 사죄의 뜻을 담아 한 긴급 기자회견이 이틀째 당에 파열음을 불러오고 있다.
기자회견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갈등이 심해지며 당 투톱을 비롯한 지도부의 자중지란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양상이 선거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반성과 사과를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히 사과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 용퇴론'을 두고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역할을 완수한 만큼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동석한 86그룹인 윤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 등을 앞에 두고 86퇴진론을 면전에서 꺼낸 셈이다.
김 본부장은 당장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 본부장은 "질서 있는 혁신 과정에서 각종 현안이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민주당은)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지시에 처리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선대위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참석자 다수는 박 위원장의 태도를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개 회의에 앞서 비공개회의에서 발언 내용을 조율하는 관례에도 불구하고, 전날 회견에 이어 박 위원장이 다시 한번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 문제가 제기됐다.
전해철 의원은 "무슨 말을 해도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결국 "이게 지도부인가"라고 말하고 회의실을 떠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회의실 밖에 대기하던 취재진에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당은 이 같은 지도부 내 갈등상의 악영향을 우려한 듯 박 위원장의 언급을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발언은 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개인 의견"이라며 "다만 선거 전 서둘러 반성하는 것이 국민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인지는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 의견과 개인 의견을 분리해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박 위원장의 태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 대변인이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반성과 사과를 둘러싼 당 지도부 내의 갈등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의 입장을 당과 분리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는 듯하지만, 당의 투톱은 서로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며 "(박 위원장이) 향후 정치적 행보를 시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개인 행보에 대해 당이 협의를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도 "같이 사과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지만 (윤 위원장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했다"라며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다양한 의견을 분명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협의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맞는지 윤 위원장도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내 갈등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 간 입장도 양분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의 분란을 조장하는 듯한 회견과 발언 내용은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맥을 빠지게 한다"라며 "박 위원장의 처사가 신중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일반적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가 박 위원장에게 정치적인 능수능란함을 기대한 게 아니라 당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 아닌가"라며 "청년다운, 용기 있는 발언이었다"라고 옹호했다.
당의 사분오열 조짐에 박 위원장이 금주 중으로 예고한 쇄신안 발표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쇄신안은) 금시초문이고 지금도 따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