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온 제공
SK온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온 제공
"기름집(정유업체)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최근 SK온(SK그룹 배터리 계열사)에서 이직 문의가 와서 고민 중입니다."
"그 자리 많이 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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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집'으로 불리는 정유업체는 물론 기아 현대모비스 포스코 LG전자 한화솔루션 한국수력원자력 등 직원들이 요즘 들썩거리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는 SK온 이직을 앞두고 처우와 연봉을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경력 공채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서도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4~5월에 임원 5명을 영입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최경환 환경과학기술원 EER센터장을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장으로 선임했다. 박성욱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법률자문역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박노훈 전 CJ대한통운 상무도 재무기획그룹 리더(부사장)로 이달 SK온에 합류했다. 이강원 전 SK텔레콤 클라우드기술 담당도 최고데이터책임자(CDO)로 영입했다.

임원은 물론 직원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잇따라 공장을 증설하는 데다 사업도 확장하는 만큼 인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SK온은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인적성 검사와 면접을 진행한다. 블라인드에는 이 과정에 관해 묻는 대기업직원들이 상당하다. 한 회사원은 블라인드 "현대차와 SK온에 모두 붙었다며 어떤 회사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글을 올렸다. 이 설문에는 284명이 참여해 193명(68%)이 SK온을 91명(32.0%)은 현대차를 선택했다.

SK온이 인기를 끄는 것은 배터리 신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미래가 밝아서다. 여기에 비상장 업체인 만큼 자사주 청약에 대한 기대도 높다. SK온 현직자들의 근무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SK온 이직을 놓고 배터리 경쟁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비교하는 회사원들도 늘고 있다. 이들 배터리 업체들끼리는 이동이 불가능한 만큼 이직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 2위인 SK온을 기술 불법 유출 혐의로 고발한 뒤부터 배터리 업계 내에서 이직은 사실상 막혔다"며 "배터리 업체에 한번 발을 들이면 다른 배터리 업체로는 이직을 못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