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6년 만에 처음으로 완화된다. NHN, 네오위즈, 넷마블 등 국내 주요 웹보드 게임 회사들도 규제 완화에 맞춰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업체들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보드 게임 결제 한도 40% 늘어나

2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입법 예고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대한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앞으로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다음달 말에서 7월 초면 바뀐 시행령이 발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게임머니의 월 구매 한도를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이다. 구매 한도가 늘어나는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결제 한도가 70만원으로 올라가면 한 판당 결제 한도도 5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난다. 한 판당 결제 한도는 월 한도의 10분의 1 이내라는 시행규칙 때문이다.

웹보드 게임 규제는 2014년 처음 도입됐다. 사행성 우려 등을 이유로 1회 이용 한도, 월 결제 한도, 1일 손실 한도 등에 제한을 뒀다. 월 결제 한도는 30만원으로 시작해 2016년 50만원으로 올랐고, 10만원으로 제한됐던 1일 손실 한도는 2020년 폐지됐다. 이 규제는 일몰형 규제로 2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한다. 올해는 물가 상승을 반영하기 위해 결제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업계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게임머니 규제는 빠르게 성장하던 웹보드 게임산업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 규모는 2011년 6370억원에서 2016년 2268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에 웹보드 게임 이용자의 50% 이상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게임시장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후엔 규제가 완화될 때마다 업체들의 매출이 늘었다. NHN은 결제 한도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오른 2016년 전년 대비 13% 늘어난 4729억원의 게임 부문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금액 한도 상향 폭이 40%에 달한다”며 “2016년과 비슷한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드한 이미지 지우고 이용자 확대”

6년 만의 월 결제 한도 상향을 앞둔 국내 웹보드 게임 회사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 포털인 한게임을 운영 중인 NHN은 리브랜딩에 나섰다. 이병헌, 정우성, 조승우 등 유명 배우를 모델로 기용하고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3분기 신작 게임인 ‘더블에이 포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한게임은 오래된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지만 올드하다는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리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NHN이 중장년층 위주인 한게임 이용자를 20~30대로 확대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 포털 사이트 피망을 보유한 네오위즈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불법 환전 근절을 위해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을 제거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게임 플레이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부정행위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