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6일부터 가사도우미도 퇴직금·4대보험·유급휴가 받는다
내달 16일부터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됨에 따라, 가사 도우미나 베이비시터를 제공하는 '가사 서비스 제공 기관'을 운영하려면 법인 형태를 갖추고 가사 근로자를 고용해야 한다. 또 가사 근로자에게 최저임금·4대보험·유급휴가 및 고충처리 수단 등도 보장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가사 도우미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가정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 소관 법령안인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제정은 지난해 6월 제정되고 내달 16일 시행되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도입되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제도' 시행을 위한 것이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 근로자들의 권리를 확대·보장해 주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그간 근로기준법 상 각종 권리는 가사 근로자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았다. 가사 근로자를 독립 자영업자로 본 것이다.

하지만 직업소개소 알선이나 개인 간 소개 등의 형식으로 근로제공이 이뤄지면서 가사 근로자의 노동권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가사 근로자법이 지난해 6월 제정됐다.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사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인증 받기 위해서는 시행령에 따라 △가사근로자를 5명 이상 상시 고용하고 △가사근로자를 고용보험·산재보험·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보험에 가입시키고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또 관리인력, 5000만원 이상의 자본금, 전용면적 10㎡미터 이상의 사무실을 갖추고 타 법에 따른 가사서비스 제공과 구분해 운영할 것 등도 규정했다.

제공기관은 가사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관련해 근로계약서에 가사서비스 제공 가능 요일 혹은 날짜, 시간대, 지역 등을 명시하게 해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한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과 가사근로자 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의 사용자(사업주)는 가사근로자가 실제 근로한 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유급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사용자는 가사근로자가 1주간 고지받은 서비스 제공 시간을 실제로 근로한 경우 근로시간에 비례해 유급휴일을 줘야 한다.

근로 기간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도 준다. 1년간 실제 근로시간이 이용계약 상 서비스 제공시간의 80% 이상인 근로자에게는 15일의 연차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퇴직금, 유급휴가 등 가사고용자를 직접 고용하는 데 따른 노무관리 비용 등의 증가가 연쇄적으로 가사서비스 이용 요금의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인증 받은 서비스 제공 기관이 아닌 업체를 통하거나 개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가사 근로자들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돼 여전히 근로조건이 열악할 수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지원 컨설팅 등을 통해 많은 기관이 더욱 쉽게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5월 중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해 인증신청 방법 등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