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프라인으로…나들이族 잡아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오프라인 소비가 폭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지면서 직장인들의 회식과 가족 단위 나들이가 급증하고 있다.

대학 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와 대외 활동이 재개되면서 유통·패션 트렌드도 오프라인 위주로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 바뀐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기획하거나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마케팅 활발

유통·패션기업들은 거리두기 해제를 맞아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움츠러들었던 패션업계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된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던 작년까지는 편안한 원마일웨어(실내와 집 근처 1.6㎞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가 인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려한 패턴과 색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상품 수요도 급증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는 야외활동이 급증하면서 활동성을 강조한 ‘멜빵바지’와 ‘데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블리가 지난 4월 소비자의 앱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멜빵’ 키워드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멜빵바지와 ‘멜빵치마’ 검색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0%, 65%나 증가했다. ‘데님 바지’ 관련 상품은 59%가량 늘었다. 화려한 색상과 패턴이 돋보이는 상품도 급부상하고 있다. 스타일링을 하는 데 있어 포인트 주기 좋은 색감인 ‘핫핑크’ 키워드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기업들은 야외활동과 관련된 상품 제작·판매를 대폭 늘리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패션 상품 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상품 편성을 대폭 확대하고 여름 신상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초여름 날씨를 겨냥해 여름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소재의 아우터, 셔츠, 원피스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뷰티업계에서는 색조 화장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CJ올리브영은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색조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선명한 발색이 특징인 ‘립틴트’의 판매 호조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립틴트 매출은 94% 불어났고, 셰이딩(72%)과 블러셔(66%) 순으로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피부 톤 보정을 넘어 얼굴에 음영을 주거나 컬러를 입히는 포인트 메이크업 제품까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활기 넘치는 매장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고 유동 인구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열기는 통계에서도 볼 수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거리두기 해제 이후 4주간(4월 18일~5월 15일) 개인카드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대면 모임과 나들이 수요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페나 식당 이용 건수는 1년 전보다 평균 2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통·패션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재정비하고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의 대표 주자인 ‘자라(ZARA)’는 주요 도시의 소규모 매장을 폐쇄하고, 이를 초대형 ‘체험형 매장’으로 확장 전환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1층과 2층에 걸친 공간을 리뉴얼해 지난 20일 새롭게 선보였다. 아동복 섹션에는 아동용 피팅룸과 체험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하는 등 볼거리를 강조했다. 자라는 이번 잠실점 오픈을 시작으로 한국 내에서 새로운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도 오프라인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은 올 하반기에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몰에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선보인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12월 압구정 신사옥에 오프라인 쇼룸을 냈다. 고객 접점을 넓혀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