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저하' 사실관계 두고 설전…학교 교육 목적·방향 입장차
울산교육감 후보들 TV토론서 발언·교육 방향 놓고 공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교육감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서로의 발언이나 교육 방향을 문제 삼으며 공방을 벌였다.

울산광역시선거방송토론회가 주관하고 KBS 울산방송국이 중계한 이 날 토론회에는 양자 대결을 펼치는 보수 성향 김주홍 후보와 진보 성향 노옥희 후보(가나다순)가 참석했다.

토론회 시작 발언에서 김 후보는 "현재 울산교육은 모든 영역에서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기존에 제공되던 교육복지는 더 두텁게 하고, 학력 증진과 인성 함양에 매진해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 후보는 "4년 전 물려받은 울산교육청은 수장의 비리로 신뢰를 잃고 있었고, 학부모의 교육 경비는 전국에서 제일 높았다"며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은 전국 최상의 청렴도와 최고의 교육복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 토론에서는 노 후보가 앞서 열린 타 방송사 토론회에서 김 후보의 '학력 저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펼쳤다.

노 후보는 "김 후보는 (울산의) 학력이 저하됐다고 하는데 시도 간 학력을 비교하는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계속 그렇게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울산의 국어, 수학 등 수능 과목의 전국 순위는 2018년보다 2021년에 올랐는데 무슨 근거로 학력이 꼴찌라고 하는지, 허위사실 아닌가"라며 캐물었다.

울산교육감 후보들 TV토론서 발언·교육 방향 놓고 공방
이에 김 후보는 "꼴찌라고 규정한 것이 아니라 '꼴찌라는 말도 있던데'라고 한 것"이라며 "공보에도 교육평가원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해서 기초학력이 전국적으로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는데, 울산이 예외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는 좀 겸허하게 받아들여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노 후보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학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인정할 수 있겠지만, 울산이 마치 학교가 무너진 것처럼 그렇게 말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학교 교육의 목적과 방향을 묻는 공통 질문에서도 입장 차를 보이며 설전을 이어갔다.

울산교육감 후보들 TV토론서 발언·교육 방향 놓고 공방
노 후보는 "학교 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이 미래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치 역량을 키워 책임 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교육기본법 제9조를 보면 학교 교육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데 노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노 후보는 "민주시민교육이 바로 인성교육"이라며 "둘을 분리하는 것은 옳지 않고 갈라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민주시민교육의 내용을 보니 자율자치, 연대참여, 존중화 등 멋있는 말이지만 여기에는 헌법 정신인 자유가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법치, 공정과 정의 등이 들어가야 우리나라에서 유효한 민주시민교육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잠재된 능력을 키워내 건강한 체력과 함께 지덕체가 함께 이뤄지는 전인적인 인간을 만드는 교육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약 발표에서는 김 후보가 구·군별 기초학력 책임지원센터 운영, 전 초등학교 사서 교사 배치해 학교 도서관 활성화, 방과 후 교과 프로그램 무료 개설, 자기 주도적 학습 원하는 학생들에게 석식 무료 제공 등을 제시했다.

노 후보는 유치원, 초·중·고 각 시기에 배울 수 있는 것을 충분히 배우도록 하는 배움성장집중학년제 운영, 유치원 무상 교육 실현, 학생 체험 공간 확대 등을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