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옥 원장 "수출·자금 맞춤형 지원…충남경제 컨트롤타워 역할하겠다"
충남 아산의 2차전지 및 수소전지 부품 제조기업인 A사는 2020년 충청남도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돼 충남경제진흥원(원장 오광옥·사진)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구개발과 ESG 컨설팅을 통해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4%(195억4400만원) 늘었다. 천안의 통신장비 제조기업인 B사는 진흥원의 ‘경쟁력 강화 자금’으로 투자금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중국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는 진흥원의 자금 지원으로 지난해 매출과 고용인원이 전년보다 각각 6%, 32% 증가했다.

충남경제진흥원의 맞춤형 기업지원 정책이 투자금 확보와 수출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마케팅, 시제품 제작, 해외 진출 등 체계적인 원스톱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진흥원은 해외통상사무소를 확대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현장 중심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오광옥 원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다”며 “독자적인 사업을 발굴해 충남 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충남경제진흥원은 지난 9일 JB벤처스와 충남 투자 육성 활성화 협약을 체결했다. /충남경제진흥원 제공
충남경제진흥원은 지난 9일 JB벤처스와 충남 투자 육성 활성화 협약을 체결했다. /충남경제진흥원 제공
▷대대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민간기업의 현장 중심 경영체계를 기관에 접목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월 전체 인력의 70% 가까운 22명이 부서를 이동했습니다. 연공 서열과 직급을 파괴하고, 대리급 2명을 팀장으로 발탁했습니다. 조직도 2실 5팀 2지소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소팀제를 도입해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및 대외협력단 태스크포스(TP)를 신설해 비대면 업무에 집중하고, 대외협력은 다양한 공모 사업을 수주하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20명을 신규 채용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열심히 하면 승진의 기회도 생기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희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싶습니다.”

▷지난해 처음 상장기업 정책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충남에는 98곳의 상장사가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상장사를 세 배로 늘려야 합니다. 상장사가 300곳으로 늘어나면 지역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투자와 고용 창출은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도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진흥원은 지난해 12월 40곳의 상장사 대표와 대학 총장, 경제단체장을 초청해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 포럼을 열어 분야별, 지역별 화합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올해는 ESG, 투자, 가업승계 등의 주제를 선정해 행사를 치를 계획입니다. 특히 예비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위한 예비 상장기업 정책 포럼’(가칭)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 상장사를 발굴하고 재무 건실성 및 투자 유치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참여 기업에는 벤처캐피털 상담 주선, 벤처투자 관련 컨설팅 제공, 진흥원 사업 추진 시 가점을 주는 등 혜택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해외 통상사무소의 활동이 돋보입니다.

“지난달 충남 농가에서 생산한 딸기가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진흥원의 해외 통상사무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해외 통상사무소는 인도 뉴델리와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습니다.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무역상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장 3명을 포함해 16명의 직원이 충남 외교와 기업의 수출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 기업은 인도 여성의 모유 수유율 증가에 착안해 모유 수축기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해외통상사무소의 지원으로 지난해 수출 계약 260건, 수출액 105만달러를 달성했습니다.”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금 지원입니다.

“중소기업의 종합자금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에 가장 알맞은 자금을 컨설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기업 육성 자금 규모도 늘리겠습니다. 현재 도와 진흥원이 관리하는 펀드는 8개입니다. 투자 기업은 61곳, 투자 금액은 412억원에 이릅니다. 투자가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전담 조직이 없어 펀드 투자조합과 기업 간 가교 구실을 해주는 곳도 없습니다. 진흥원은 투자조합 운용사(GP)와의 간담회를 열어 기술 경쟁력을 갖춘 충남 기업을 연결하는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3~7년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펀드 조성에 나설 계획입니다.”

▷눈에 띄는 성과와 운영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2019년 취임 당시 27명이던 직원이 80명까지 늘었습니다. 매년 5억원의 기관운영비를 확보해 적자 운영을 탈피했습니다.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활성화했고, 기업 교육도 강화했습니다. 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조직 개편은 대외 이미지 향상과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독자적인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사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맡는 지역 경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겠습니다. 지역 기반의 벤처캐피털을 설립하고 경영 개선 지원을 통해 투자하기 좋은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펀드도 현재 3000억원(8개)에서 1조원 규모(30개)로 늘리겠습니다. 장기적으로 독립 법인을 세워 자회사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겠습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