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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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타벅스로 불렸다가 회계 부정으로 2년전 뉴욕증시에서 퇴출당했던 중국의 루이싱커피가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며 재기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지난 1분기 코로나 봉쇄에도 불구하고 90% 가까운 매출 증가와 첫 수익을 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6024개였던 중국 내 매장수를 6580개까지 늘리며 5650개점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격차를 더 벌렸다. 루이싱커피는 중국에서 가장 큰 커피 체인인 셈이다.

루이싱커피는 2020년 회계부정으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후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제품 개발 수석부사장이었다가 당시 회장 겸 CEO로 승진한 궈 진이 루이싱커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여전히 루이싱커피 재정에 의심이 많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2년간 내부 혁신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변호사를 영입해 사업운영 개편 등을 검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많은 중국 여행이 제한돼 외부인들이 루이싱커피 매장을 볼 수 없었지만 우리가 어떻게 운영하는지 직접 본다면 그 수치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프리스키 슈퍼스타 구 아이링을 모델로 내세워 제대로 특수를 누렸다. 지난해 여름 미리 구 아이링과 제휴를 맺은게 상당한 효과를 봤다고 궈 CEO는 설명했다. 구 아이링은 동계올림픽에서 다른 중국 선수들보다 많은 메달을 따며 돌풍을 일으켰다. 궈 CEO는 “1~2월쯤 구 아이링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고, 평소보다 빠르게 1월에만 360개 점포를 열었다”고 말했다.

레이노앗 샤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에서 “대부분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지난 3월 하루 평균 700개, 4월 이후엔 약 950개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루이싱커피 대부분 사무실 건물이나 대학에 위치해 정상적 운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고전했다. 중국에서 1년 이상 영업한 스타벅스 매장들의 매출은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23% 줄었다.

2017년에 설립된 루이싱커피는 테이크아웃과 현금 없는 결제로 젊은층 입맛을 공략했다. 초기부터 빠르게 성장했고, 중국 최고의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되기도 했다. 설립한지 12개월 만에 약 2000개의 점포를 열었다. 루이싱커피는 2019년 뉴욕증시에 상장됐고, 스타벅스의 경쟁자로 투자자들이 주목했다. 그러나 매출 부풀리기로 이듬해 나스닥서 쫓겨났고 회장과 CEO 모두 해고됐다. 현재 이 회사의 주식은 미국에서 장외거래가 되고 있고 상장당시 40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이 22억달러로 쪼그라든 상태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최근 외신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미국 주식시장에 재상장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