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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병원 싸움에 실손가입자 등만 터진다…백내장 집단소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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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내장 보험금 미지급 규모 늘어
    실손 가입자 "병원·보험사 싸움에 가입자만 피해"
    보험사·병원 싸움에 실손가입자 등만 터진다…백내장 집단소송까지
    #.지난 2008년 롯데손해보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던 A씨. A씨는 작년부터 시야가 흐려지고 뿌옇게 보이는 등 눈이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 안과를 찾았다. 백내장 수술을 하면 눈이 보다 편안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에 1,200만 원에 달하는 백내장 수술을 진행했다.



    고가의 수술비가 부담이 됐던 A씨는 오래 전 가입했던 실손보험을 통해 수술비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롯데손보는 "지급심사가 강화됐다"며 "최근 필수 조건으로 추가된 세극등현미경 검사지가 없으면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는 곧바로 안과에 시극등현미경 검사지를 요청했으나, 병원 측은 "해당 검사지는 수술 전 참고로 활용만 할 뿐, 따로 보관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줄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A씨는 롯데손보에 사정을 이야기 했으나 "검사지가 없으면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최근 보험사들이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보험금을 받지 못 하는 미지급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해율이 높은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보험금 지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백내장 수술 보험금을 받지 못 한 가입자들 중심으로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 2조8,600억 원 적자로 전년보다 3,600억 원 적자폭이 더 커졌다.

    이 기간 실손보험의 경과손해율 역시 113.1%로 전년(111.8%) 대비 1.3%p 증가했다. 금감원은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판매된 실손보험을 중심으로 과잉 의료 이용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에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을 시행 중이다. 치료근거 제출을 거부하거나 신빙성 저하, 치료입원목적 불명확, 비합리적인 가격, 과잉진료 의심의료기관 등의 경우 보험사기 조사대상으로 지정하는 실손보험 지급에 따른 5대 기본 원칙을 제정했다.



    ◆ "보험사, 사전 고지 없이 제출서류 추가 요구"…병원은 "못 준다"

    5대 기본 원칙을 통해 의료업계의 과잉진료를 막겠다는 방침인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 한 실손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A씨의 사례처럼 오랜 기간 눈의 불편함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최근 갑작스런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로 필수서류를 제출하지 못 하게 된 사례도 상당하다.

    최근 보험사들은 백내장 수술 보험금과 관련해 세극등현미경 검사지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세극등현미경 검사는 고배율의 현미경이 달린 검사장비를 이용해 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검사다. 이를 통해 환자의 백내장 혼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세극등현미경 검사는 의사들이 수술 전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뿐 검사지를 따로 보관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게 의료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이 검사지 제출을 의무화하면서 일부 병원들이 순차적으로 해당 검사지를 환자들에게 챙겨주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이전까지는 사전에 미리 고지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서류였던 것이다.

    A씨는 "보험금 지급 심사가 강화되거나 기준에 변동이 생기면 보험사는 가입자들에게 미리 고지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보험금을 청구하니 그제서야 '세극등현미경 검사지'를 제출하라는 답변만 왔다"며 "환자들도 잘 알지 못하는 서류인데다 병원에도 없는 서류를 대체 어떻게 제출하라는 것인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처럼 보험사들이 실손 보험금 지급을 강화하는 과도기 시점에 백내장 수술 보험금을 청구한 가입자들은 실제 불가피한 수술이었어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 억울한 가입자 모인다…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실제 세극등현미경 검사지를 제출한다 해도 보험사의 의료자문을 거치면 보험금이 부지급 판정이 난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미경을 통해 입체적으로 관찰되는 안구의 상태를, 사진 형태의 서류로 의료자문을 거치는 것이 정확도가 높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같은 이유로 실손 보험금을 받지 못 한 또 다른 가입자 B씨는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실손 보험금 지급 기준만 강화하니 가입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의료업계와 보험사간 줄다리기에 피해를 입는 것은 가입자들"이라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보험금을 받지 못 한 일부 가입자들은 현재 집단소송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백내장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가입자들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고,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는 공고글도 눈에 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험사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C씨는 "아무리 금감원에 관련 민원을 넘어도 민원이 늘어 10개월이 넘게 걸릴 수 있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소비자원에 토로해도 보험사와 잘 합의를 보라는 이야기밖에 들을 수 없다"며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소송뿐인데, 대기업 보험사를 대상으로 가입자들이 승소할 확률이 얼마나 높을 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백내장 수술을 비롯해 의료자문 등 절차를 이유로 한 보험금 미지급 사례가 늘어나자,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에 경고장을 날린 상태다. 금감원은 보험사에 실손보험 지급심사에 의료자문 행위를 남용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다만 보험사들은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과잉진료건 때문에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까지 인상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절차를 늘려서라도 지급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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