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내연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전기차(EV)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화에 실패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내연차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코토 우치다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 중 몇몇은 3~5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여객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신에너지차(전기차, 충전식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부문에서 판매량 10위 안에 든 수입차는 테슬라(3위) 단 한 곳이었다. 나머지는 BYD, 우링, 샤오펑 등 모두 중국 브랜드였다. BYD는 올 들어 중국에서 전기차를 39만 대 판매했다. 중국 내 테슬라 판매량의 세 배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고전은 중국 현지화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급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온라인 쇼핑 타오바오 등 중국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앱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에서는 가동되지 않는다. 반면 중국 전기차들은 창문 개방부터 음악 재생까지 하나의 앱에서 가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사업전략부장을 지낸 빌 루소 오토모빌리티 대표는 “전통적인 내연차 업체들은 정보기술(IT) 전환에 취약하다”며 “승용차를 주행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는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