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작년 9%대 수익을 냈다. 11% 수준의 수익을 올린 국민연금에 이어 주식과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 상승이 성적을 끌어올렸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KIC는 작년 총자산 수익률 9.13%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투자수익금은 169억달러(약 20조원)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작년에 벌어들인 91조원을 합치면 한국을 대표하는 두 투자기관이 국민 재산을 111조원 불린 셈이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2022 회계연도 기금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수익률을 최종 10.86%로 집계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잠정치인 10.77%보다 소폭 올라갔다.

KIC는 2021년 주식 투자 수익률이 18.61%로 전년(19.16%)에 이어 고공 행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채권에서 4.62% 손실을 내는 바람에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통 자산 투자 수익률은 6.75%로 낮아졌다. 최초 투자 개시 이후 연 환산 수치로 공개하는 대체자산 수익률은 8.83%였다. 2020년 7.70%와 비교하면 1%포인트 넘게 좋아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사모주식(PE) 연 환산 수익률이 11.33%, 부동산 및 인프라스트럭처 7.76%, 헤지펀드가 5.64%로 나왔다.

작년 말 현재 KIC의 총 운용자산(AUM)은 2050억달러(약 244조원)였다. 이 중 879억달러(약 104조6000억원)가 2006년부터 투자로 벌어들인 돈이다. KIC 운용자산은 주식과 채권이 각각 40.6%와 34.9%였다. 대체자산은 17.5%로 2020년 15.3%에서 늘어났다. 나머지 7.0%는 물가연동채권, 원자재, 현금 등 기타 자산이다.

KIC는 대체투자 비중을 2025년까지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진승호 KIC 사장은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해 정교한 자산배분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양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대체자산 투자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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