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한 대 빌리는데 2000만원?…수십억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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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5…선거의 경제학
출마자만 7616명…2년 전 총선때의 7배
공보물 인쇄 등 지역 소상공인 '반짝 특수'
선관위, 후보 낸 6개 정당에 490억 보조금
단독 출마땐 무투표…선거운동 안해 '비용 0'
출마자만 7616명…2년 전 총선때의 7배
공보물 인쇄 등 지역 소상공인 '반짝 특수'
선관위, 후보 낸 6개 정당에 490억 보조금
단독 출마땐 무투표…선거운동 안해 '비용 0'
제8회 전국지방동시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후보자 검증으로 바쁜 시기, 그 이면에는 선거 특수를 노리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쟁이 있다. 공보물 인쇄부터 차량 대여, 선거 용품 제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주문이 폭증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도 ‘선거 특수’를 누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구·시·도의원 등은 물론 교육감과 국회의원 보궐 선거까지 동시에 치러지면서 출마자 수가 무려 7616명에 이른다.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등록된 후보자(1101명)의 7배가 넘는다. 인쇄물과 홍보 트럭 수도 그만큼 더 들어간다. 정치권에선 ‘선거의 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유동 인구가 많은 버스 정류장이나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하는 선거 현수막은 장당 5~6만원 수준이다. 건물 외벽을 덮는 대형 현수막은 가격이 15만원에서 40만원까지 올라간다. 행정동이 425개인 서울은 후보당 현수막을 850개까지 걸 수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제작된 현수막은 13만8192개에 달했다.
후보자의 학력·경력·재산·전과 등 관련 자료와 정당별 공약이 세세하게 담긴 공보물의 경우 분량과 종이 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제작 및 발송에 최대 수십억원이 든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총 6억4650만부의 공보물이 인쇄됐다. ‘후보자의 발’이 돼 지역구를 누비는 유세차량은 대부분 1.5t 트럭을 개조한다. 선거기간인 13일간 임대료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LED 화면, 스피커 등 옵션을 붙이면 최대 3000만원까지 상승한다. 40인승 버스 전체를 광고로 래핑한 유세 차량은 임대료가 3000만원~4000만원 들어간다.
홍보 효과가 가장 큰 건 각종 광고다. 1분 남짓의 TV 광고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5차례까지 내보낼 수 있다.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띄우는 온라인 광고는 1억원대다. 올해 3월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방송·신문·인터넷·라디오 등 광고에만 100억원 가까이 지출해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민주당은 방송 연설 및 광고에 74억여원을 투입했다. 유튜브·틱톡 등 SNS를 활용해 짧고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선거송도 최고의 홍보수단이다. ‘잘 만든 선거송, 열 공약 안 부럽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최근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후보자들의 이름과 정책을 잘 표현할수 있는 트로트 장르가 대세다. 지난 대선에선 이찬원 ‘진또배기’, 영탁 ‘찐이야’ 등이 불렸다. 사용료는 천차만별이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대개 한 곡당 200만~300만원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수와 상관없이 저작권자인 작사·작곡가의 사용 허락만 받으면 쓸 수 있다. 이 밖에 선거 운동원 모집부터 모자, 의상, 선거 사무실 임대료도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난다. 나갈 돈이 많은 탓에 정당과 후보 모두 사정이 빠듯하다. 원내 정당에 한해 국회 의석과 최근 정당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올해는 6개 정당이 489억6500만원을 차등 지급 받았다. 이 밖에 펀드 모금, 대출, 특별당비 등을 더해 선거비용을 충당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국가에서 선거 보전금을 받는다. 득표율이 15%가 넘으면 전액을, 10~15% 사이면 절반을 되돌려 받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정당 및 후보가 2656억원을 보전받았다. 중앙선관위는 자금이 부족한 군소정당 후보자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선거 비용 지출 상한선을 정한다.
선거 비용 ‘0원’으로 투표 전 당선을 확정지은 후보도 있다. 경쟁 후보 없이 단독 출마한 경우다. 이 경우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없이 당선된 후보자는 총 494명에 이른다. 4년 전에 비해 5배 가량 늘었다. 정치 지형이 극심하게 양극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광주·전북·전남에서는 민주당 후보 68명이, 대구·경북·경남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87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구·시·도의원 등은 물론 교육감과 국회의원 보궐 선거까지 동시에 치러지면서 출마자 수가 무려 7616명에 이른다.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등록된 후보자(1101명)의 7배가 넘는다. 인쇄물과 홍보 트럭 수도 그만큼 더 들어간다. 정치권에선 ‘선거의 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유동 인구가 많은 버스 정류장이나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하는 선거 현수막은 장당 5~6만원 수준이다. 건물 외벽을 덮는 대형 현수막은 가격이 15만원에서 40만원까지 올라간다. 행정동이 425개인 서울은 후보당 현수막을 850개까지 걸 수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제작된 현수막은 13만8192개에 달했다.
후보자의 학력·경력·재산·전과 등 관련 자료와 정당별 공약이 세세하게 담긴 공보물의 경우 분량과 종이 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제작 및 발송에 최대 수십억원이 든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총 6억4650만부의 공보물이 인쇄됐다. ‘후보자의 발’이 돼 지역구를 누비는 유세차량은 대부분 1.5t 트럭을 개조한다. 선거기간인 13일간 임대료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 LED 화면, 스피커 등 옵션을 붙이면 최대 3000만원까지 상승한다. 40인승 버스 전체를 광고로 래핑한 유세 차량은 임대료가 3000만원~4000만원 들어간다.
홍보 효과가 가장 큰 건 각종 광고다. 1분 남짓의 TV 광고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5차례까지 내보낼 수 있다.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띄우는 온라인 광고는 1억원대다. 올해 3월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방송·신문·인터넷·라디오 등 광고에만 100억원 가까이 지출해 가장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민주당은 방송 연설 및 광고에 74억여원을 투입했다. 유튜브·틱톡 등 SNS를 활용해 짧고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선거송도 최고의 홍보수단이다. ‘잘 만든 선거송, 열 공약 안 부럽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최근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후보자들의 이름과 정책을 잘 표현할수 있는 트로트 장르가 대세다. 지난 대선에선 이찬원 ‘진또배기’, 영탁 ‘찐이야’ 등이 불렸다. 사용료는 천차만별이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대개 한 곡당 200만~300만원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수와 상관없이 저작권자인 작사·작곡가의 사용 허락만 받으면 쓸 수 있다. 이 밖에 선거 운동원 모집부터 모자, 의상, 선거 사무실 임대료도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난다. 나갈 돈이 많은 탓에 정당과 후보 모두 사정이 빠듯하다. 원내 정당에 한해 국회 의석과 최근 정당 득표율 등을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올해는 6개 정당이 489억6500만원을 차등 지급 받았다. 이 밖에 펀드 모금, 대출, 특별당비 등을 더해 선거비용을 충당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국가에서 선거 보전금을 받는다. 득표율이 15%가 넘으면 전액을, 10~15% 사이면 절반을 되돌려 받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정당 및 후보가 2656억원을 보전받았다. 중앙선관위는 자금이 부족한 군소정당 후보자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선거 비용 지출 상한선을 정한다.
선거 비용 ‘0원’으로 투표 전 당선을 확정지은 후보도 있다. 경쟁 후보 없이 단독 출마한 경우다. 이 경우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없이 당선된 후보자는 총 494명에 이른다. 4년 전에 비해 5배 가량 늘었다. 정치 지형이 극심하게 양극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광주·전북·전남에서는 민주당 후보 68명이, 대구·경북·경남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87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