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중국이 성장 과정에서 국제법과 원칙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음에도 이를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링컨 장관은 전략적 환경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미 국무부는 26일 블링컨 장관이 조지워싱턴대에서 진행하는 대중국 전략 연설을 앞두고 연설문을 미리 공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이 세계가 진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비전은 지난 75년간 세계의 많은 진보를 지속한 보편적 가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중국이 국제법과 원칙의 혜택을 누렸음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성장은 중국인들의 재능, 독창성, 그리고 노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국제질서가 제공하는 안정과 기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중국만큼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성공을 가능케 한 '원칙'들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성공을 가능케 한 법과 합의, 원칙, 기구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기보다는 이를 훼손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래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내에서 더욱 억압적이고, 해외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됐다"고 비판했다.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꿔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궤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자유롭고 포용적인 국제 시스템을 위한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투자, 조정, 경쟁을 바이든 행정부 전략의 키워드로 제시하고 미국 내 투자 증대를 이끌고 동맹·파트너와의 조율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익을 지키고 미래 비전을 만들기 위해 중국과 경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냉전으로 불거질 대해선 일축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우리는 이 둘 모두를 피하려고 마음먹었다"며 "우리는 주요 강대국으로 중국의 역할을 봉쇄하거나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