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장억지 약속엔 의문 없었지만 北 무기개발 지속해 안보 불안"
"한미일 3각 공조 확신…한미, 대북 대응 놓고 일치된 관점 공유"
"경제협력, 한미동맹 새측면…경쟁시대 한국 중요성 확인하는 핵심"
美 당국자 "對北 정책수단 변화 시도중…확장억지 효과 불명확"(종합)
미국 정부가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해 정책 수단의 변화를 검토중이며,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확장억지 자체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는 미 핵심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에드 케이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26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 센터 토론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지 확대에 합의했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가 일정한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들의 사용에 있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보다시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분명한 요구가 있으며, 관련한 논의가 실제로 한국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한층 강한 어조로 확장 억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며 "이는 우리가 항상 제공하고자 했던 바"라고 강조했다.

케이건 국장은 그러나 "확장억지 자체가 북한의 궤도를 변화하는 데 있어 핵심 수단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수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지 약속에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무기 개발로 안보는 극도로 불안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90년대 이후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일 3각 공조가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3각 공조에 대해 매우 확신하며, 한국 정부 역시 이 같은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서 두 차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에 대한 안보 약속을 재확인했고, 북한에 대한 진지하고 지속가능한 외교 입장을 확인했다"며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 마법과 같은 해법이 존재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한편 케이건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 "다른 방문과 달리 이번 방한에서는 해결해야 할 특정 주제가 없었기 때문에 정상들 간에 개인적 관계를 쌓는 기회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정상회담과 달리 성명 이외 보도자료가 배포되지 않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그 정도 수준의 세부 사항에 도달하기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대북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일치된 관점을 공유했다"며 "관점의 차이는 모든 면에서 거의 없었으며, 어조와 스타일 등 모든 핵심 측면에서 일치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미간 경제 협력도 거론,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만난 것에 대해 "역시 강조할만한 일"이라면서 "이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측면을 보여준다.

새로운 경쟁의 시대에 이는 미국에서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시켜주는 핵심 분야"라고 언급했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케이건 국장은 당시 분위기와 관련해선 "대화는 매우 솔직하고 친밀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과 친밀감을 쌓는 일에 매우 능숙하고, 특히 정상들과 그러하다"고 전했다.

케이건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만찬 말미에 참석자들과 즉석에서 사진 촬영에 나선 사실도 언급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일인데, 그만큼 이 자리에 대한 대통령의 열정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한미 동맹의 경제적 성격이 강화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한국 담당 선임 연구원은 "가장 놀라운 점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서 양국 관계의 군사 안보적 측면만큼 경제적 측면이 강조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미연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위원은 민간 영역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역시 삼성에서 시작해 현대로 끝났으며,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단계가 무엇이고 로드맵이 무엇이냐는 점"이라며 "실제 어떤 단계로 이어지느냐가 남아있는 큰 숙제"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