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공장들…산업 AI 개발 없인 '리쇼어링' 실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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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미래포럼-한국공학한림원 공동개최
'인더스트리얼 AI 포럼'
'인더스트리얼 AI 포럼'
“자국에 산업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등 첨단기술이 고도화돼 있지 않다면 이미 해외에 선진공정을 구축한 기업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들일 수 있겠습니까.”제조 AI 기술을 개발하는 SK하이닉스 자회사 가우스랩스의 김영한 대표는 27일 AI미래포럼과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인더스트리얼 AI 포럼(Indurstiral AI Forum)’에서 “전 세계에선 미·중 패권전쟁, 공급망 문제 등의 이유로 해외에 나간 제조업을 자국으로 ‘U턴’(리쇼어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선진 생산공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산업 AI 개발에 투자가 선행돼 있지 않다면 리쇼어링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외로 떠난 제조공장을 다시 자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선 기업은 공장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자를 새로 뽑아야 한다”며 “이미 ‘오프쇼어링(해외에 생산시설 구축)’으로 자국엔 기술자 풀(pool)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율과 생산 공정, 제조 시간 단축 등에서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산업 AI 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산업 AI를 두고 “그 어떤 시장보다 기회가 많은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산업 AI에 대한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절대적인 ‘키 플레이어’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선진화된 제조 AI가 가져다줄 경제적 효용은 제조업 가운데 반도체 분야로만 한정해도 연간 1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와 함께 제조 AI 분야에서도 세계 1등을 거머쥘 수 있다면 한국이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에 특화된 AI 개발이 향후 ‘미래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제조 및 산업 분야 AI 전문 스타트업인 마키나락스의 윤성호 대표는 “기업들이 제조 AI를 도입했다가 실패하는 이유는 각 공정이 가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범용화된 AI를 접목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각 공정에 특화된 맞춤형 머신러닝 알고리즘(MLOps)를 통해 AI 도입을 효율화하고 더 많은 성공적인 제조 AI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제조업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형 LG AI리서치 상무는 “LG그룹의 AI 컨트롤 타워인 LG AI연구원은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LG 상품의 기획부터 생산, 제조부터 판매까지 전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해 공급망관리(SCM) 자동화 및 물류 최적화를 구현해 효율성 증대를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있다”며 “이 외에도 항암 백신을 비롯한 신약 개발, 사람과 대화하며 문맥을 파악하는 챗봇, 특허나 논문을 스스로 분석해 필요 정보만 추출하는 알고리즘 등을 개발함으로써 AI를 통한 미래 산업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산업 AI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임 상무는 “AI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조기에 예측하는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개발하다 보니 목표로 했던 배터리 수명의 정확한 예측은 물론 이를 활용한 88조원 규모의 재활용 배터리 시장을 함께 발굴하게 됐다”고 했다. 이효섭 인코어드 부사장은 “산업 AI를 활용해 소규모 분산 발전소를 통합 운영하고, 발전량을 예측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운영을 최적화하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