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원전 뒤집기' 시작…'에너지기본법'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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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기 위한 에너지기본법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9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에너지법 위원회를 가동하면서다. 에너지 최상위법에 원전 비중 확대가 명시되면 이에 기반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신규 원전 건설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지난 3월 '탄소중립법' 시행으로 에너지기본계획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 점은 원전 복원 계획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에너지법 논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전 복원 구상을 담은 에너지기본계획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공급·인프라·에너지 효율·수요 예측 등 4개 분과로 구성돼 각 분과별로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계·산업계·연구기관·정부 관계자 등이 총망라된 위원회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 원전을 활용한다는 내용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씌여진 에너지 기본계획을 원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롭게 짜는 프로젝트라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중장기 국가에너지계획을 담는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실행한다. 4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24년 만들어져야 하지만 원전 복원을 서두르기 위해서 올해로 앞당겨 수립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근거해 올해말 예정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기 위해서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한울 3·4호 건설재개, 원전 계속운전 등 원전 확대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포함될 수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에너지기본계획에 근거해 신규 원전 건설 등 원전 확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정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앞서서 에너지 최상위법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수립될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원전 비중에 대한 목표치가 제시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08년 수립된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원전 비중이 2030년까지 41%로 제시됐다. 2014년 2차 계획에는 원전 비중이 29%로 축소됐다. 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9년 수립된 3차 계획에서는 원전은 신규건설 없이, 노후 원전은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을 담아 '탈원전'을 명문화했다.
에너지 업계는 윤 정부가 원전 부활을 선언한 만큼 만큼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원전 비중 목표치가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4차 계획에 원전 비중이 35% 이상으로 제시될 경우 신규 원전 건설이 가능하다. 이에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원전' 건설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원전업계의 기대다.
문제는 지난 3월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법정 절차 등을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폐기됐다는 점이다. 녹색성장기본법은 에너지기본계획의 근거법이었지만 이번에 폐지되면서 최상위 에너지법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이에 에너지기본계획의 근거법을 에너지법으로 이관하는 '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법 논의 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향후 에너지법 개정안 통과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때 논의를 시작하면 연내 4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둘러 에너지 최상위법의 골격을 미리 갖춰놓겠다는 것이다. 만약 에너지 기본계획의 근거법을 에너지법으로 이관하는 게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엔 새로운 정부 입법을 통해서라도 최상위 에너지법 근거를 갖춘다는 복안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정부의 탈원전 폐기 구상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절차적 문제로 원전 복원 계획이 타격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라며 "에너지법의 법적 근거를 만드는 일에 국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에너지법 논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전 복원 구상을 담은 에너지기본계획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공급·인프라·에너지 효율·수요 예측 등 4개 분과로 구성돼 각 분과별로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학계·산업계·연구기관·정부 관계자 등이 총망라된 위원회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 원전을 활용한다는 내용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씌여진 에너지 기본계획을 원전 중심으로 완전히 새롭게 짜는 프로젝트라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중장기 국가에너지계획을 담는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실행한다. 4차 에너지기본계획은 2024년 만들어져야 하지만 원전 복원을 서두르기 위해서 올해로 앞당겨 수립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근거해 올해말 예정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기 위해서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한울 3·4호 건설재개, 원전 계속운전 등 원전 확대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포함될 수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에너지기본계획에 근거해 신규 원전 건설 등 원전 확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정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앞서서 에너지 최상위법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수립될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원전 비중에 대한 목표치가 제시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08년 수립된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원전 비중이 2030년까지 41%로 제시됐다. 2014년 2차 계획에는 원전 비중이 29%로 축소됐다. 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9년 수립된 3차 계획에서는 원전은 신규건설 없이, 노후 원전은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을 담아 '탈원전'을 명문화했다.
에너지 업계는 윤 정부가 원전 부활을 선언한 만큼 만큼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원전 비중 목표치가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4차 계획에 원전 비중이 35% 이상으로 제시될 경우 신규 원전 건설이 가능하다. 이에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원전' 건설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원전업계의 기대다.
문제는 지난 3월 탄소중립 실행을 위한 법정 절차 등을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폐기됐다는 점이다. 녹색성장기본법은 에너지기본계획의 근거법이었지만 이번에 폐지되면서 최상위 에너지법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이에 에너지기본계획의 근거법을 에너지법으로 이관하는 '에너지법 일부개정법률안(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법 논의 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향후 에너지법 개정안 통과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때 논의를 시작하면 연내 4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둘러 에너지 최상위법의 골격을 미리 갖춰놓겠다는 것이다. 만약 에너지 기본계획의 근거법을 에너지법으로 이관하는 게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엔 새로운 정부 입법을 통해서라도 최상위 에너지법 근거를 갖춘다는 복안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정부의 탈원전 폐기 구상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절차적 문제로 원전 복원 계획이 타격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라며 "에너지법의 법적 근거를 만드는 일에 국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