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백화점 업체인 메이시스의 1분기 매출은 53억5000만 달러(약 6조717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순이익은 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배 늘어났다.특히 주당순이익(EPS)이 증권가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당초 증권가의 예측치는 0.82달러였는데 실제 발표된 EPS는 31.7% 높은 1.08달러였다.
실적 개선에는 사치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제네트 메이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지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고객들은 계속해서 쇼핑을 하고 있다”며 “매장으로 오는 고객들의 수가 늘었고, 특히 사치품 매출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주가 역시 크게 뛰었다. 26일(현지시간) 메이시스 주가는 19.31% 급등한 22.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고급 신발, 의류, 악세세러 등을 판매하는 노드스트롬 역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노드스트롬의 1분기 매출은 35억7000만 달러(약 4조4839억원)로 증권가의 예상치 32억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노드스트롬의 주가는 24일 실적발표후 25~26일 이틀간 20%가 넘게 뛰었다.
사치품뿐 아니라 중저소득층에게 주로 물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할인 용품 소비를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다. ‘미국판 다이소’라 불리는 달러제너럴은 올해 매출 전망을 상향했다. 달러제너럴측은 연초에만 해도 작년 대비 2.5%의 매출성장을 예상했지만, 예상외의 매출 증가로 실제로는 3.5%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제너럴의 주가는 지난 26일 13.71% 급등했다.
앞서 ‘어닝 쇼크’를 보였던 월마트, 타겟과 달리 사치품, 할인용품 판매업체들이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면서 미국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달라지고 있다. 유통업체 1, 2위였던 월마트·타겟의 부진 이후 미국 경기 전반의 소비침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통업체 별로 경영 실적이 다르게 나타나면서 미국 소비 전체가 침체되고 있다는 우려는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