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다우아트리체 조감도 사진=진다우
창동 다우아트리체 조감도 사진=진다우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서울 분양시장. 최근엔 실수요자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아파트들이 쏟아지면서 '청약불패' 명성에 금이 갔습니다. 이 가운데 도봉구 창동에 들어서는 소규모 비브랜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미달 물량 없이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에 들어서는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4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12대 1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58㎡B에서 나왔는데 6가구 모집에 해당지역에서 34명이 도전했지만(5.67대 1) 공급 물량의 5배수를 채우지 못해 기타지역에서 청약을 받았고, 여기서 194명이 몰려 38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이어 △전용 59㎡ 10.5대 1(8가구 모집에 84명) △전용 58㎡A 7.75대 1(8가구 모집에 62명) △전용 58㎡C 6.24대 1(17가구 모집에 106명) △전용 122㎡F 6대 1(2가구 모집에 6명) 등이었습니다.

'창동 다우아트리체' 시행사 관계자는 "기존 분양을 진행하기 전 한 자릿수 경쟁률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더 높은 경쟁률이 나와 의외였다"고 했습니다.

시행사도 높은 경쟁률의 이유를 답하진 못했습니다. 미달 없이 청약을 마친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가격부터 살펴봤습니다. 이 단지는 전용 58~59㎡가 대부분 공급됐는데, 이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으로 7억9380만~8억1180만원입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 7100만~7300만원 수준을 더하면 8억원 중반까지 뜁니다. 다만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마지노선은 넘지 않습니다.

올해 서울 대단지 아파트에서 분양한 비슷한 면적대 가격을 보면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전용 59㎡ 7억500만~7억6500만원, '한화 포레나 미아' 전용 59㎡는 8억3000만원입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 58~59㎡도 8억~9억2000만원으로 ‘창동 다우아트리체’가 가격적 우위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송파와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송파와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이라는 점, 인근 창동민자역사 개발 사업이라는 호재를 품고 있다는 점, 주변에 재건축,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 등도 올해 분양했던 다른 단지들에서도 비슷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한 가운데 전문가는 서울에서 공급 가뭄이 이어지면서 대기 수요가 많다는 점이 소규모 비브랜드 단지 청약이 마감된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지난달 기준 625만3492명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20만6165명보다 5만명가량이 더 늘었습니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는 여전히 많은 상황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어떤 단지 청약이든 이유 없이 넣는 청약이 일정 비율 차지하고 있다"며 "서울 공급이 부진하면서 대기 수요가 많다보니 '일단 서울이니까 넣어보자'는 의지를 가진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마감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만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청약에서 괜찮은 성적을 거뒀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청약자들이 계약까지 했느냐의 여부였다"며 "앞서 서울 분양 물량 중 무순위 청약(줍줍)으로 나온 것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계약률을 살펴본 이후 성공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낫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