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회 회장 등 맡아 활동 주도…봉사 질 높일 센터 건립에도 노력 "자원봉사는 제 삶의 활력소거든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디라도 가서 계속 봉사할 겁니다.
"
경남 창원에 사는 김인순(69·여)씨는 29일 연합뉴스와 만나 반평생 봉사활동을 이어온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씨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1980년대 후반 무렵이었다.
계기는 단순했다.
울산에서 창원으로 이사한 직후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어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몰려온 적적함이 김씨를 밖으로 이끌었다.
김씨는 "'나를 좀 필요로 하는 데가 없겠나' 싶어서 찾아간 곳이 시청이었고, 거기서는 동사무소로 가보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게 시작이 됐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마을 청소 등을 시작한 지 불과 몇 개월 뒤 눈 건강이 갑자기 나빠진 탓에 7∼8개월을 쉴 수밖에 없었지만, 통원치료로 회복한 이후에는 봉사활동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았다.
"제2의 생명을 산다"고 생각하고, 요양병원 어르신 목욕 및 청소·빨래, 시 등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 준비, 농번기 농촌현장 일손돕기,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 반찬 배부 등 다양한 활동에 마음을 다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봉사활동 참여에만 그치지 않고 명서2동 봉사회장, 명곡동 봉사회장, 창원시 자원봉사회 부회장·회장 등을 차례로 맡으며 다른 자원봉사자들과도 함께 연대해 봉사활동을 이끌기도 했다.
김씨는 특히 창원시 자원봉사회 회장이던 2010년대 창원 한 시장 근처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6년 남짓 실시한 조식 제공 봉사활동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씨는 "인력사무소에 갔다가 그날 일거리를 못 얻는 분들은 참을 거르는 일도 있는데 (이른 아침에) 시래깃국이라도 한 그릇 해드리면 좋겠다 싶었다"며 "시에 건의해 지원을 받아서 매주 화요일 밥과 국, 반찬 몇 가지를 대접했는데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이 해를 거듭하면서 김씨의 수상 경력도 더불어 쌓여갔다.
현재까지 김씨가 봉사활동 등 공로를 인정받아 받은 상은 국무총리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창원시장상 등이다.
김씨는 "상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힘든 처지에 있는 어르신들을 돕고 나면 정말 마음을 다해 감사하다고 표현해주시는데, 그때의 감동이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을 돕고 봉사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내가 건강해야 하는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챙기는 습관이 들게 된 점도 봉사활동의 이점"이라며 웃었다.
많게는 주 4∼5회도 참여하던 봉사활동이지만 코로나19가 몰아친 2020년부터 2년여 동안은 제약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반찬 만들기 등 활동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김씨는 봉사자 모집이나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자원봉사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시청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종합자원봉사센터 건립 추진(내년 3월 준공 예정)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였다.
김씨는 "1986년 무렵부터 봉사활동을 해왔으니 봉사활동이 어떻게 이뤄지고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