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 소진 전세 물량 출회를 앞두고 서울 서초, 강남, 동작 등 인기 주거지에서 ‘전세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선 평택, 파주, 화성 등에서 전셋값 강세가 두드러진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전세 물건은 최고가인 22억원에 계약됐다. 직전 최고가(21억원)보다 1억원 올랐다.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114㎡도 3일 최고가인 2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 단지도 직전 거래가(19억원)보다 전셋값이 크게 뛰었다.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 전용 192㎡는 지난 3월 50억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이달 넷째주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과 동작은 각각 0.02%, 0.01% 상승했다. 경기에선 평택이 0.1% 올랐고, 파주(0.08%) 화성(0.06%) 등 직주 근접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 동구(0.07%)와 부평구(0.01%)도 강세를 이어갔다.

임차인들이 올 하반기 전세시장을 우려하는 이유는 2년 새 급등한 전셋값과 금리 인상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전셋값 누적 변동률은 전국 평균 27.69%로 집계됐다. 전월세상한제 5%를 활용해 재계약한 임차인은 신규 계약할 때 시세 격차(약 22%포인트)에 대한 증액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은 신규 전환 시 평균 1억2650만원가량의 전셋값 인상이 예상된다. 이는 평균 상승액이기 때문에 개별 단지별로 상승폭이 2~3배 커질 수 있다. 예컨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신규 계약 물건이 평균 9억5000만원, 청구권을 사용한 재계약 물건이 평균 6억3200만원이어서 실제 3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전세자금대출 이자도 2년 전 연 2~3%대에서 현재 3~4%대로 상승했다. 평균 상승분 1억2650만원에 대해 연 4%로 대출받는다면 이자가 연 42만원가량이 늘어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 5~6%대로 금리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