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성의 취업 로고스] 대학생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체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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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은 항상 기본을 중시하고 끊임없는 반복과 성찰을 강조하고 있다. 손감독은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축구를 가르쳐 달라던 손선수의 성장과 함께 손감독은 훌륭한 진로교육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대학생들은 중학교 진로교육과 고등학교 진로상담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신의 진로를 확정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대학입시 결과에 따른 진로의 선택과 사회진출 여부에 따른 진로의 변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 상황에서도 재수, 반수 등으로 원하는 대학 진학에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대학 진학 후에도 전과, 편입 등으로 다시 수년이 소비된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 재수, 중고 신입(Old Rookie) 등으로 수년이 지나간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령이 남녀 모두 30세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그마저도 중도 퇴사와 잦은 이직으로 연결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대학교 차원에서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로교육과 관련된 기본 개념과 영역들을 명료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진로의 사전적 정의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는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다. 대학생의 진로는 일반적으로 취업, 창업, 진학의 세 방향으로 나눠진다. 이때 진로의 개념은 취업을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진로는 취업 뿐만 아니라 취업 후 창업, 창업 후 취업, 진학 후 취업, 취업 후 진학 후 창업, 재취업 등 생애 전반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길 또는 방향이 된다.
진로 설정은 무조건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늦을 수도 있고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인생 2모작, 3모작에 따라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될 수도 있다. 헌데 현행 진로 지도는 한편으로 가속을 요구하며 다른 한편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모순을 야기하고 있다.
둘째, 진로상담과 심리상담은 서로 하위 영역으로 포함시키려는 시각이 있다. 이는 오류이다. 상담의 주제는 하나라도 그 원인은 둘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학우간의 심리적인 측면과 함께 미래 진로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할 수 있다.
하나의 주제를 진로 관점에서 보면 진로상담이 되고, 진로를 제외한 심리 관점에서 보면 심리상담이 된다. 대부분의 심리상담은 진로상담이 되고, 대부분의 진로상담은 심리상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셋째, 진로상담을 저학년 대상으로 취업상담을 고학년 대상으로 구분하거나, 진로상담을 취업상담의 부분 또는 사전 단계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또한 오류이다. 진로상담과 취업상담의 구분도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로 관점에서 상담을 실시하면 진로상담, 취업 관점에서 상담을 실시하면 취업상담이 될 수 있다.
고학년 학생이라도 진로 관점으로 상담을 진행하면 진로상담이 되고, 저학년 학생이라도 취업 관점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취업상담이 된다. 다만 큰 틀에서 보면 모든 취업상담은 진로상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진로교육과 취업교육도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학년과 무관하게 진로 목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목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취업교육이 된다. 예컨대 직무교육을 진로 탐색의 목적으로 진행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스킬의 목적으로 진행하면 취업교육이 될 수 있다.
동일한 교육이라도 어떤 목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느냐에 따라서 그 영역을 달리 볼 수 있다. 다만 취업을 위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및 면접전형 대비 교육은 취업교육으로 국한하여 보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취업교육과 창업교육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창업교육의 주된 내용은 대개 사업기획, 상품기획, 제품개발, 특허출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교육은 진로 탐색을 목적으로 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스킬을 목적으로 하면 취업교육이 될 수 있다.
취업교육과 창업교육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창업 후 취업, 취업 후 창업이 진로 경로에서 잇달아 전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사전 또는 사후 단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기와 같이 대학교에서 진로교육과 관련된 기본 개념과 영역들을 각 대학의 여건에 맞춰 설정하였다면, 진로교육을 실행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교육내용 측면에서 대학생 대상의 진로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원인으로 진로교육에 사용할 커리큘럼과 콘텐츠의 부재 내지 미흡을 들 수 있다. 주로 비전설정, 경로설계, 액션플랜으로 구성되는 진로교육이 지나치게 단순한 형태로 진행됨에 따라 학생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무엇보다 취업교육에 우선순위가 밀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진로교육을 편성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고, 현장과 결합된 특화된 강사진과 교수기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교육방법 측면에서 온라인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실시간 화상도구와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충분히 활용가능한 도구들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견학과 실습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참관(Job Shadow)을 활용할 수 있다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진로교육을 전개할 수 있다.
산업별 직무전문가를 섭외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온앤오프 등의 형태로 상담과 교육을 적절하게 혼합한다면 진로 체험을 위한 기업이나 기관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셋째, 교육운영 측면에서 배우는 사람 보다 가르치는 사람의 확보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진로교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진로교육을 직접 수행할 강사와 상담사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그럴싸한 교육과정이라도 적합한 강사진이 없다면 실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저런 니즈가 엄청나게 반영된 커리큘럼이 정작 적절한 강사를 섭외하지 못해서 진행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교육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을 확보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넷째, 지원부서 측면에서 진로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취업, 창업, 진학과 관련된 여타 부서와의 협업이 동반되어야 한다. 진로 탐색을 비롯한 다양한 진로교육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내·외 가용 자원들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로와 관련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제시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학생 중심 교육, 학생의 삶 중심 교육 등 학생을 중심으로 한 진로교육에 기여하게 된다.
다섯째, 교육정책 측면에서 진로교육에 대한 명확한 체계와 규정을 마련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진로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무 및 학사 부서와 협의하여 교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의 필수 및 선택 여부를 명확하게 지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2015년에 진로교육법이 제정된 후 대통령 시행령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지만 대학에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면 원활한 진로교육의 실행은 먼 나라 얘기가 될 수 있다.
이상으로 대학생 진로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총 10가지로 제시하였으나, 그 밖의 요소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준비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문종성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어린 시절 축구를 가르쳐 달라던 손선수의 성장과 함께 손감독은 훌륭한 진로교육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대학생들은 중학교 진로교육과 고등학교 진로상담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신의 진로를 확정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대학입시 결과에 따른 진로의 선택과 사회진출 여부에 따른 진로의 변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 상황에서도 재수, 반수 등으로 원하는 대학 진학에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대학 진학 후에도 전과, 편입 등으로 다시 수년이 소비된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 재수, 중고 신입(Old Rookie) 등으로 수년이 지나간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령이 남녀 모두 30세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그마저도 중도 퇴사와 잦은 이직으로 연결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대학교 차원에서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로교육과 관련된 기본 개념과 영역들을 명료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진로의 사전적 정의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는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다. 대학생의 진로는 일반적으로 취업, 창업, 진학의 세 방향으로 나눠진다. 이때 진로의 개념은 취업을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진로는 취업 뿐만 아니라 취업 후 창업, 창업 후 취업, 진학 후 취업, 취업 후 진학 후 창업, 재취업 등 생애 전반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길 또는 방향이 된다.
진로 설정은 무조건 빠르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늦을 수도 있고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인생 2모작, 3모작에 따라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될 수도 있다. 헌데 현행 진로 지도는 한편으로 가속을 요구하며 다른 한편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모순을 야기하고 있다.
둘째, 진로상담과 심리상담은 서로 하위 영역으로 포함시키려는 시각이 있다. 이는 오류이다. 상담의 주제는 하나라도 그 원인은 둘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학우간의 심리적인 측면과 함께 미래 진로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할 수 있다.
하나의 주제를 진로 관점에서 보면 진로상담이 되고, 진로를 제외한 심리 관점에서 보면 심리상담이 된다. 대부분의 심리상담은 진로상담이 되고, 대부분의 진로상담은 심리상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셋째, 진로상담을 저학년 대상으로 취업상담을 고학년 대상으로 구분하거나, 진로상담을 취업상담의 부분 또는 사전 단계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또한 오류이다. 진로상담과 취업상담의 구분도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로 관점에서 상담을 실시하면 진로상담, 취업 관점에서 상담을 실시하면 취업상담이 될 수 있다.
고학년 학생이라도 진로 관점으로 상담을 진행하면 진로상담이 되고, 저학년 학생이라도 취업 관점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취업상담이 된다. 다만 큰 틀에서 보면 모든 취업상담은 진로상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진로교육과 취업교육도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학년과 무관하게 진로 목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목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취업교육이 된다. 예컨대 직무교육을 진로 탐색의 목적으로 진행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스킬의 목적으로 진행하면 취업교육이 될 수 있다.
동일한 교육이라도 어떤 목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느냐에 따라서 그 영역을 달리 볼 수 있다. 다만 취업을 위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및 면접전형 대비 교육은 취업교육으로 국한하여 보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취업교육과 창업교육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창업교육의 주된 내용은 대개 사업기획, 상품기획, 제품개발, 특허출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교육은 진로 탐색을 목적으로 하면 진로교육이 되고, 취업 스킬을 목적으로 하면 취업교육이 될 수 있다.
취업교육과 창업교육은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창업 후 취업, 취업 후 창업이 진로 경로에서 잇달아 전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사전 또는 사후 단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기와 같이 대학교에서 진로교육과 관련된 기본 개념과 영역들을 각 대학의 여건에 맞춰 설정하였다면, 진로교육을 실행하기 위한 세부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교육내용 측면에서 대학생 대상의 진로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원인으로 진로교육에 사용할 커리큘럼과 콘텐츠의 부재 내지 미흡을 들 수 있다. 주로 비전설정, 경로설계, 액션플랜으로 구성되는 진로교육이 지나치게 단순한 형태로 진행됨에 따라 학생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무엇보다 취업교육에 우선순위가 밀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진로교육을 편성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고, 현장과 결합된 특화된 강사진과 교수기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둘째, 교육방법 측면에서 온라인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실시간 화상도구와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충분히 활용가능한 도구들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견학과 실습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참관(Job Shadow)을 활용할 수 있다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진로교육을 전개할 수 있다.
산업별 직무전문가를 섭외하여 온라인, 오프라인, 온앤오프 등의 형태로 상담과 교육을 적절하게 혼합한다면 진로 체험을 위한 기업이나 기관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셋째, 교육운영 측면에서 배우는 사람 보다 가르치는 사람의 확보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진로교육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진로교육을 직접 수행할 강사와 상담사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그럴싸한 교육과정이라도 적합한 강사진이 없다면 실행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저런 니즈가 엄청나게 반영된 커리큘럼이 정작 적절한 강사를 섭외하지 못해서 진행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교육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을 확보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넷째, 지원부서 측면에서 진로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취업, 창업, 진학과 관련된 여타 부서와의 협업이 동반되어야 한다. 진로 탐색을 비롯한 다양한 진로교육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내·외 가용 자원들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로와 관련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제시하기 위한 여러 활동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학생 중심 교육, 학생의 삶 중심 교육 등 학생을 중심으로 한 진로교육에 기여하게 된다.
다섯째, 교육정책 측면에서 진로교육에 대한 명확한 체계와 규정을 마련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진로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무 및 학사 부서와 협의하여 교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의 필수 및 선택 여부를 명확하게 지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2015년에 진로교육법이 제정된 후 대통령 시행령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지만 대학에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면 원활한 진로교육의 실행은 먼 나라 얘기가 될 수 있다.
이상으로 대학생 진로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총 10가지로 제시하였으나, 그 밖의 요소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준비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문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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