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집무실은 놀러가는 곳 아니다"
김 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 부인 놀이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씨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용산 청사에서 반려견과 함께 보낸 사실이 지난 주말 언론을 장식했고 김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있는 사진이 팬클럽(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됐다"면서 "대통령 부인이 집무실에 놀러 간 사진은 처음으로 그 이전 어떤 대통령의 부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하고 사진이 공개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 집무실이 공적인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 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선출된 것이지 부인이 선출된 건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에 부인이 놀러 가서 사진 찍는 건 공사 구분이 안 된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동선과 공적 공간이 부인의 개인 팬클럽에 '좋아요' 대상이 됐고 (김건희 여사의) 옷, 슬리퍼, 안경 가방 사진이 공개되자 가격과 완판 소식이 국정 정보라도 되는 듯 쏟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건 대통령 비서실 기능이 작동 안 되고 있다는 소리"라며 "이러다 사고 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여사 페이스북 팬 페이지 '건희사랑'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반려견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있거나 잔디마당에서 반려견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이 게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8일 반려견이자 퍼스트독 '토리', '모리' 등과 함께 용산 청사를 방문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청사 대회의실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공개된 사진 중에는 이날 입은 복장으로 집무실에서 윤 대통령과 나란히 찍은 사진도 있다. 지난 27일 윤 대통령과 함께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했던 당일로 추정된다.
김 씨의 지적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대통령 집무실에 '숨어든(?)' 사진이 화제가 됐다. 당시 9살이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둘째 딸 사샤는 마치 자객처럼 아빠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내의 소파 뒤에 숨죽인 채 숨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샤가 엎드린 채 한참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의 아빠를 지켜보는 귀여운 모습은 백악관 공식 사진사에 의해 찍힌 후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보내는 것에 만족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밤늦은 시간에도 외출하는 게 아니라 바로 집무실에서 사무를 계속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샤의 이 같은 귀여운 행동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쥬니어의 행동과 똑 닮았다. 케네디 쥬니어 또한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숨바꼭질 놀이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케네디 쥬니어는 아버지인 케네디 대통령이 밤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서류 등을 검토할 때 집무실 책상 밑의 공간에 몸을 웅크린 채 숨어 있기 일쑤였다. 특히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기 1개월 전 포착된 책상 밑 사진은 안타까움을 샀다.
이미나/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