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재명 설전, 오세훈 송영길 전선도…민주 내에서도 '아쉽다' 당내 엇박자
'김포공항 이전' 전국이슈 번지나…與 화력집중 vs 野"갈라치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지방선거 국면 막판에 전국 선거 이슈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여야는 선거를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이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위원장의 즉흥적 공약으로 제주도 산업이 위축될 우려를 제기하는 동시에 민주당 내에서도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는 등 이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갈라치기에 나서고 있다고 응수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굳이 이 공약을 꺼내들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국힘 "경제적 허언증" vs 이재명 "악당의 선동" …여야 서울시장 후보 공방도
국민의힘은 이날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한 집중 공세를 이어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형 여객기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제주도로 향해 '김포공항 이전 폐지 규탄 서명 운동'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또 이번 사안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이견이 불거져 나온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앤다고 하는데, 동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김포공항 직행버스를 신설하겠다고 한다"며 "돌출행동을 하는 후보 하나 때문에 민주당 후보 여럿이 골치 아플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갈라치기'를 하며 정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방어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관광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갈라치기 조작선동을 그만하고 근거에 의한 논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다.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제주 관광에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인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이슈는 서울시장 후보들 사이의 대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공약을 내세운 이 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투표 직전에 마구 해댄다.

정치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송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 (김포공항 이전에 따른 수도권) 서부 대개발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밝혀달라. 정정당당하게 토론하자"고 압박했다.

◇ 민주당 내에서도 엇박자…지도부도 '신중론'
여야가 이처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 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특히 제주도 지역 의원들은 물론 다른 지역의 당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후보가 너무 급작스럽게 이번 공약을 들고나온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자칫 제주 지역 선거뿐 아니라 전국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BBS라디오에 나와 "해당 공약은 대선 당시 논의가 됐으나 적절치 않다고 정리됐던 사안"이라며 "송영길 후보도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공약 제시도) 어떻게 보면 너무 과하게 띄운 것"이라며 "이에 대해 각각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대선 당시 송영길 후보가 매우 강하게 밀었고 이재명 후보도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며 "저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이건 안된다고 얘기했었다"며 반대 뜻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이번 공약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중앙당 공약은 아니다.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며 차차 판단할 일"이라며 전날에 이어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