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계열사 뒷바라지?…팬오션 실적개선에도 저평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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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사 하림USA 지분 22% 보유
자본잠식으로 110억 평가 손실
"STX시절에도 계열사 지원 동원"
시장 불안감에 주가 '와르르'
자본잠식으로 110억 평가 손실
"STX시절에도 계열사 지원 동원"
시장 불안감에 주가 '와르르'
팬오션이 모회사인 하림그룹 계열사 자금 지원으로 11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팬오션이 보유한 하림USA 지분(22.36%) 가치는 198억원으로 나타났다. 팬오션은 2021년 1월 하림USA 유상증자에 참여해 308억원을 출자, 지분 22.36%를 확보했다. 현재 지분가치를 출자금과 비교하면 11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하림그룹은 미국 계열사인 하림USA를 통해 2011년 미국 대형 닭고기 전문업체 앨런패밀리푸드를 인수하는 등 의욕적으로 미국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무더기 적자를 이어가면서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하림USA는 지난해 매출 2982억원, 당기순손실 328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이어지면서 작년 말 자본총계는 -3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에서는 팬오션 등 하림그룹 지주사가 추가로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USA 부실이 그룹으로 번져나갈 것이란 우려는 팬오션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팬오션은 전 거래일보다 7.05% 하락한 7510원에 장을 마쳤다.
팬오션만 따로 떼놓고 보면 나쁠 게 없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 1조4409억원, 영업이익 169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1.9%, 영업이익은 245.8% 늘어나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말 부채비율도 84.7%를 기록해 이 회사가 하림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4년 말(220.3%)과 비교해 큰 폭 낮아졌다. 사세도 커졌다. 지난 3월 말 회사의 직원 수는 1146명으로 2017년 말(1007명)과 비교해 139명 늘었다.
사업도 다각화되고 있다. 2020년에는 일본 이토추 상사로부터 미국 곡물 터미널 법인인 EGT 지분 36.25%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 이 회사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3년 EGT 지분 20%를 이토추에 매각한 바 있다.
팬오션은 STX그룹 시절에도 계열사 지원에 나서면서 기업가치가 흔들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STX조선해양과 STX대련조선에 선박을 발주하고 ㈜STX로부터 선박용 기름을 사들이는 형태로 일감을 공급하면서 STX그룹을 뒷바라지하기도 했다. 팬오션이 최근 하림그룹 미국 법인 자금 지원에 동원되면서 그 악몽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팬오션이 보유한 하림USA 지분(22.36%) 가치는 198억원으로 나타났다. 팬오션은 2021년 1월 하림USA 유상증자에 참여해 308억원을 출자, 지분 22.36%를 확보했다. 현재 지분가치를 출자금과 비교하면 11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하림그룹은 미국 계열사인 하림USA를 통해 2011년 미국 대형 닭고기 전문업체 앨런패밀리푸드를 인수하는 등 의욕적으로 미국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무더기 적자를 이어가면서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하림USA는 지난해 매출 2982억원, 당기순손실 328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이어지면서 작년 말 자본총계는 -3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에서는 팬오션 등 하림그룹 지주사가 추가로 자금을 출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USA 부실이 그룹으로 번져나갈 것이란 우려는 팬오션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팬오션은 전 거래일보다 7.05% 하락한 7510원에 장을 마쳤다.
팬오션만 따로 떼놓고 보면 나쁠 게 없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 1조4409억원, 영업이익 1691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1.9%, 영업이익은 245.8% 늘어나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말 부채비율도 84.7%를 기록해 이 회사가 하림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4년 말(220.3%)과 비교해 큰 폭 낮아졌다. 사세도 커졌다. 지난 3월 말 회사의 직원 수는 1146명으로 2017년 말(1007명)과 비교해 139명 늘었다.
사업도 다각화되고 있다. 2020년에는 일본 이토추 상사로부터 미국 곡물 터미널 법인인 EGT 지분 36.25%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 이 회사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3년 EGT 지분 20%를 이토추에 매각한 바 있다.
팬오션은 STX그룹 시절에도 계열사 지원에 나서면서 기업가치가 흔들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STX조선해양과 STX대련조선에 선박을 발주하고 ㈜STX로부터 선박용 기름을 사들이는 형태로 일감을 공급하면서 STX그룹을 뒷바라지하기도 했다. 팬오션이 최근 하림그룹 미국 법인 자금 지원에 동원되면서 그 악몽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