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뷰 아파트 31일 입주 가능”...인천 서구청 '사용승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능침구역에서 바라본 전경. 한경DB

인천 검단신도시의 일명 '왕릉뷰'로 알려져 문화재청과 철거 논란에 휩싸였던 신축 아파트 입주가 가능해졌다.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아파트 공사 중지를 명령한 문화재청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달 말부터 본격 입주 절차가 시작되면 사실상 철거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인천 서구청 등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에서 735세대의 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광건영(대광로제비앙 아파트)에 사용 검사증을 발부했다. 사용검사를 시행한 서구청은 지난 2019년 해당 아파트에 대한 건설을 승인할 당시 하자가 없어서 적법하게 진행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초단체의 사용검사증이 발급되면 입주민들의 입주가 즉시 가능하다.

대광건영은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31일부터 9월14일까지 입주를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공사 공정률은 9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뿐 아니라 6~9월 입주가 예정된 인근의 신축아파트 시공사 금성백조와 대방건설도 곧 사용검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이들 아파트가 사전 심의도 없이 건설돼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아파트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문화재 반경 500ｍ 이내에 높이 20ｍ 이상 건물을 짓기 전에 문화재청 심의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제시했다. 왕릉의 경관을 가린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에 반발한 건설사들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1, 2심에서 신청이 인용됐다. 건설사들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인수할 당시 택지 개발에 대한 변경 허가와 2019년 인천 서구청의 경관 심의를 거쳐 위법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재항고장을 내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포장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다. 인조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묘가 있다. 김포장릉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인 검단신도시에 3개 고층 아파트가 세워져 있어 경관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김포=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