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와 전세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와 전세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전국에서 체결된 임대차 거래 절반 이상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는 총 25만8318건이 체결됐다. 이 가운데 월세는 13만295건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월세 거래량이 50%를 넘고 전세 거래량(12만823건·49.6%)을 추월한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4월 누적으로는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48.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2%보다 6.5%포인트, 5년 평균인 41.6%에 비해서는 7.1%포인트 높았다.

국토부는 월세 비중이 늘어난 이유로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을 지목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세입자가 늘어 전세 매물이 잠겼고, 집주인들이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난해 6월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이후 그동안 신고가 거래가 드물던 오피스텔과 원룸 등 준주택의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난 것도 월세 비중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잇단 금리 인상으로 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세대출을 받아 비싼 이자를 내느니 차라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량은 대선 이후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전국 주택 매매량은 5만8407건으로 전월 대비 9.3%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2% 감소한 상태다.

지역별로 서울이 6120건으로 전월 대비 20.0%, 경기는 1만3261건으로 15.7%, 인천은 3965건으로 11.8%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대비로는 서울이 48.5% 감소했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44.9%, 56.3% 줄었다. 지방은 3만5061건으로 전월 대비 5.1% 늘었고,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27.0%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국 기준 4만8560호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8.9% 늘었다. 이 가운데 수도권 물량은 1만5484호로 1년 전보다 39.2% 줄었고 지방은 3만3076호로 73.0% 증가했다. 서울의 4월 인허가 물량은 3750호로 지난해보다 62.9% 감소했다.

4월 전국 주택 착공 규모는 3만4417호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줄었다. 수도권은 1만6955호로 전년 동월 대비 16.9%, 지방은 1만7462호로 29.8% 감소했다. 아파트 착공 실적은 2만5581호로 지난해 대비 24.9% 줄었고, 아파트 외 주택은 8836호로 21.2% 감소했다.

4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5% 감소한 1만3620호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4374호로 63.2%, 지방은 9246호로 38.6% 줄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총 3만1010호로 지난해 대비 26.1% 늘었다.

4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2.8% 감소한 2만7180호로 파악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전월 대비 1.7% 증가한 2970호였고 지방은 3.4% 감소한 2만4210호였다.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평가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6978호로 전월 대비 1.2% 줄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