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바이오 투자, 선별적 대응 필요…대웅제약·덴티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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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분석
제약·바이오 업종을 둘러싼 주가 부진의 원인은 올 하반기에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에 있어서도 업종 전체보다는 실적 성장과 유의미한 연구개발(R&D) 성과 등 동력(모멘텀)이 있는 개별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온다.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 제약사들은 실적과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모멘텀을 기반으로 상대적 강세를 기록했다. 다만 바이오텍들은 지난해부터 부진을 이어갔다. 이에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진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상위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은 개선됐지만,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약 7%가 빠진 상황”이라며 “바이오텍 기업들의 주가는 의미 있는 연구 성과가 없는 데다, 금리 인상 등의 거시적 요인과 특례상장에 대한 규제강화 등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신약후보물질 전반의 할인율이 상승했다”며 “개별 기업의 실망스러운 R&D 성과와 기업공개(IPO) 시장 냉각에 따른 바이오텍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바이오텍들의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학회나 논문을 통한 임상 성과 발표, 기술이전 모멘텀은 존재하지만 업종 지수를 끌어올리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주가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정책 모멘텀 등이 꼽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우호적인 정책 변화와 함께 국내에서 20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저조했던 기술 거래가 하반기에는 늘어나고, 소규모 인수합병(M&A)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9월부터 주요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우선 위탁생산(CMO) 기업들이 4분기에 신공장의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9월 ‘롤론티스’를 시작으로, 4분기 ‘포지오티닙’ 등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예정돼 있다.
9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선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을 입증할 수 있는 ‘HER2’ ADC 임상 1·2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도 앱클론 박셀바이오 네오이뮨텍 등 주요 신약 개발사들의 1·2상 및 2상 효능 결과 발표가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하반기에는 상위 제약사들의 외형과 수익 성장도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 학회들의 대면 미팅이 재개되고, 외래환자 증가 및 영업 정상화를 통한 제약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기업으로 대원제약과 대웅제약을 추천했다. 그는 “대원제약은 호흡기계 1등을 최초로 달성했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의 유럽 매출과 펙수프라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K바이오팜과 JW중외제약에 주목했다. 박재경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미국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대면 영업 재개를 통해 매출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며 “JW중외제약은 수액제 매출 정상화와 ‘리바로젯’ 매출 본격화를 통해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시기에는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 유형자산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의료기기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부각된다”며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의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은 이미 바이오텍보다 더 높은 상황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실적 고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대웅제약과 중국에서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덴티움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바이오 기업의 반등도 기대됐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를 저점으로 고수익 제품인 ‘램시마SC’와 ‘트룩시마’를 포함해 전 품목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4공장 부분가동을 앞두고 있어, 수주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대웅제약 레고켐바이오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덴티움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분야로는 리보핵산(RNA)과 ADC가 꼽혔다. 새로운 접근법(모달리티)에 대한 관심 부각으로 RNA와 ADC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엄민용 연구원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임상 통계를 보면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다음으로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제의 허가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에 현재 임상 2상 단계 약물들에 대한 상업화도 다른 모달리티 대비 임상 실패 위험이 적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이미 임상 단계 CMO가 상업화 CMO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업임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연구원은 RNA 플랫폼 기술에서 자가면역질환과 종양 관련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RNA 원료를 공급하는 에스티팜과 파미셀을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질환별로는 중추신경계와 노화 질병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허혜민 연구원은 “하반기에 주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3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으로, 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형 제약사들은 실적과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모멘텀을 기반으로 상대적 강세를 기록했다. 다만 바이오텍들은 지난해부터 부진을 이어갔다. 이에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진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상위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은 개선됐지만, 이들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약 7%가 빠진 상황”이라며 “바이오텍 기업들의 주가는 의미 있는 연구 성과가 없는 데다, 금리 인상 등의 거시적 요인과 특례상장에 대한 규제강화 등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신약후보물질 전반의 할인율이 상승했다”며 “개별 기업의 실망스러운 R&D 성과와 기업공개(IPO) 시장 냉각에 따른 바이오텍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했다.
“실적과 파이프라인 모멘텀 보유 기업에 주목”
증권가는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환경이 지속되면서, 업종 부진의 원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바이오텍들의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학회나 논문을 통한 임상 성과 발표, 기술이전 모멘텀은 존재하지만 업종 지수를 끌어올리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주가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정책 모멘텀 등이 꼽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우호적인 정책 변화와 함께 국내에서 20개 이상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저조했던 기술 거래가 하반기에는 늘어나고, 소규모 인수합병(M&A)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9월부터 주요 이벤트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우선 위탁생산(CMO) 기업들이 4분기에 신공장의 가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또 9월 ‘롤론티스’를 시작으로, 4분기 ‘포지오티닙’ 등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예정돼 있다.
9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선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을 입증할 수 있는 ‘HER2’ ADC 임상 1·2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도 앱클론 박셀바이오 네오이뮨텍 등 주요 신약 개발사들의 1·2상 및 2상 효능 결과 발표가 하반기에 예정돼 있다.
하반기에는 상위 제약사들의 외형과 수익 성장도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 학회들의 대면 미팅이 재개되고, 외래환자 증가 및 영업 정상화를 통한 제약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기업으로 대원제약과 대웅제약을 추천했다. 그는 “대원제약은 호흡기계 1등을 최초로 달성했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의 유럽 매출과 펙수프라잔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SK바이오팜과 JW중외제약에 주목했다. 박재경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미국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대면 영업 재개를 통해 매출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며 “JW중외제약은 수액제 매출 정상화와 ‘리바로젯’ 매출 본격화를 통해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오프닝 수혜 기업 강세 이어질 것”
의료기기 기업들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상반기에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수혜로 주가가 유의미하게 반등했던 의료기기 기업들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시기에는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 유형자산으로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의료기기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부각된다”며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의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은 이미 바이오텍보다 더 높은 상황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실적 고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대웅제약과 중국에서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덴티움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바이오 기업의 반등도 기대됐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를 저점으로 고수익 제품인 ‘램시마SC’와 ‘트룩시마’를 포함해 전 품목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4공장 부분가동을 앞두고 있어, 수주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대웅제약 레고켐바이오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덴티움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분야로는 리보핵산(RNA)과 ADC가 꼽혔다. 새로운 접근법(모달리티)에 대한 관심 부각으로 RNA와 ADC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엄민용 연구원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임상 통계를 보면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다음으로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제의 허가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에 현재 임상 2상 단계 약물들에 대한 상업화도 다른 모달리티 대비 임상 실패 위험이 적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이미 임상 단계 CMO가 상업화 CMO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업임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연구원은 RNA 플랫폼 기술에서 자가면역질환과 종양 관련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RNA 원료를 공급하는 에스티팜과 파미셀을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질환별로는 중추신경계와 노화 질병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허혜민 연구원은 “하반기에 주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3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으로, 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