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오나?"…금융위기 예측한 경제학자의 대답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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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2일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1970년대보다 광범위한 측면은 있지만, 당시 극심했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신 국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BOK)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가 상승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신 국장은 2006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했고, 같은 해 9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예견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낸 그는 현재 BIS 경제고문 겸 조사국장을 맡고 있다.
신 국장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은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1970년대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이 1970년대 말 약 50%에서 2020년 30%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6%에서 16%로 상승했다"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 비용이 기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원유 공급충격으로 인한 유가 10%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8분기 시차를 두고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공급요인을 제외한 순수한 유가 상승 충격이 GDP에 미치는 효과는 0.2% 이내로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원자재 발(發)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insignificant) 결과가 나타났다고 신 국장은 설명했다. 신 국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나,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중기에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실질금리의 움직임을 1970년대 유가 충격 기간과 비교해 보면 최근의 실질금리는 1973년 말 1차 유가 충격 기간과 유사한 정도로 마이너스로 하락한 상태"라며 "1차 유가 충격 기간 –6% 내외로 하락한 실질금리가 0%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약 2년의 기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신 국장은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선진국의 경우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신흥국의 경우 목표치 범위 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신 국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BOK)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가 상승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아직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신 국장은 2006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했고, 같은 해 9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예견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낸 그는 현재 BIS 경제고문 겸 조사국장을 맡고 있다.
신 국장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은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1970년대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이 1970년대 말 약 50%에서 2020년 30%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6%에서 16%로 상승했다"며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 비용이 기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원유 공급충격으로 인한 유가 10%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8분기 시차를 두고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공급요인을 제외한 순수한 유가 상승 충격이 GDP에 미치는 효과는 0.2% 이내로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원자재 발(發)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insignificant) 결과가 나타났다고 신 국장은 설명했다. 신 국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나,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중기에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실질금리의 움직임을 1970년대 유가 충격 기간과 비교해 보면 최근의 실질금리는 1973년 말 1차 유가 충격 기간과 유사한 정도로 마이너스로 하락한 상태"라며 "1차 유가 충격 기간 –6% 내외로 하락한 실질금리가 0%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약 2년의 기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신 국장은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선진국의 경우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신흥국의 경우 목표치 범위 내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