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물가 잡힐 때까지 계속 빅스텝 밟아야"
미국 중앙은행(Fed)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사진)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매번 50bp(1bp=0.0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2% 중반 이상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월러 이사는 3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향후 수차례 기준금리를 50bp씩 인상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인 월러 이사는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근접할 때까지 50bp 인상안을 계속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이상 수준이 되는 방안을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더 많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란 경기를 부양하거나 냉각시키지 않는 금리 수준으로 현재 Fed가 정한 중립금리는 연 2.4% 정도다.

월러 이사는 “나의 금리 인상 계획은 시장 예상과 대체로 일치한다”며 “시장에서도 금리를 연 2.5%까지 올리는 긴축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높은 금리를 견딜 만큼 강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ed 내에서 매파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했다. 6.6%였던 3월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Fed 목표치의 3배가 넘는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만나 인플레이션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 연임을 발표한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의 만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과의 회동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나의 계획’이란 기고문을 통해 Fed 정책을 지지하고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