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 문명의 시작은 ‘에너지’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에너지를 기반으로 구축해온 우리의 문명이 에너지로 인해 위협을 받는다. 오염, 기후 등의 문제는 결국 에너지에서 기인한다.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야 오래됐지만, 그동안 지금처럼 위기감이 고조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붉어진 지구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두가 에너지 전환을 위한 실행에 동참해야 한다. 탄소제로 목표를 위해 우리나라는 물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지속해서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거나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은 지금까지 다양하게 발견되고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에너지원이라도 단독으로는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와 가스발전을 비롯해 앞으로 새롭게 발견 또는 개발될 에너지원의 믹스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다행히도 이를 실현할 기술이 이미 많이 개발됐다. 석탄에서 가스로 연료를 전환해 발전하면 탄소 배출을 60% 줄일 수 있으며,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로 전환하면 탄소 배출은 거의 제로가 된다. 이미 수소혼소로 발전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 기술도 점점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데 최적인 가스발전 기술이 탄소중립을 향한 에너지 전환 여정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전력망의 디지털화도 요구된다. 기존의 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전력에 더해 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유입되는 전력이 늘어나면서 분산 에너지 자원(DER) 등의 기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영국의 탄소제로 주택단지 베드제드, 세계 최초 에너지자립 100% 섬인 덴마크의 삼소섬 등 이미 세계 도시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거나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런 시도와 성공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신뢰도 지표 조사인 에델만트러스트바로미터의 올해 발표 내용에 따르면 기후, 에너지 전환 등 세계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기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당연히 정책과 지원을 내놓겠지만, 결국 민간 기업과 우리 모두가 적극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세계 전력 공급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으로서 더욱 어깨가 무거워진다.
요즘 한낮의 더위를 느끼면서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을 으레 하게 된다. 한층 더 뜨거워졌을 지구는 우리에게 더 많은 에너지와 문명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편의를 가져다주는 문명도 에너지의 전환이 이뤄질 때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세계의 2050년 탄소제로를 향한 전환의 시대는 기로가 아닌, 외길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