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뉴욕증시를 놓고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약세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31일(현지시간) “S&P500지수가 추가로 5% 상승할 수 있겠지만 베어마켓 랠리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단기 상승에 머물 것이란 얘기다.

윌슨 전략가는 “S&P500지수는 4250~4300까지 오를 수 있겠으나 8월 중순엔 다시 3400으로 밀릴 수 있다”며 “기업 성장이 느려지고 실적 추정치도 더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중앙은행(Fed) 선호치 대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기 때문에 Fed의 완화적 태도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Fed는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중에선 선택해야 한다”며 “결국 경착륙이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 8.3%(작년 동기 대비) 급등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 8.3%(작년 동기 대비) 급등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루비니 교수는 “Fed가 (증시 급락에) 겁을 먹고 한 발 물러서면 1970년대와 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샘 스토벌 CFRA 수석전략가는 “역사적으로 6월은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도 저조한 편인데, 올해는 다를 것 같다”며 “곰(약세장)과 황소(강세장)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토벌 전략가는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6.8배로, 20년 평균치 대비 1.1%포인트 낮다”며 “그래도 반등장이 오래 지속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