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빅스텝 이어 '양적긴축' 시작했다…연내 640조원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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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돌아오는 국채·MBS
재투자 않는 방식으로 돈 회수
8월까지 매달 475억弗씩
9~12월 月 950억弗 축소
EU·영국·캐나다도 가세
양적완화에서 긴축으로 선회
각국 기준금리도 도미노 인상
"물가 잡다 경기 위축" 우려도
재투자 않는 방식으로 돈 회수
8월까지 매달 475억弗씩
9~12월 月 950억弗 축소
EU·영국·캐나다도 가세
양적완화에서 긴축으로 선회
각국 기준금리도 도미노 인상
"물가 잡다 경기 위축" 우려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부터 보유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QT)에 들어간다. 연말까지 최대 640조원을 축소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도 2년간 매년 2400조원씩 자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한 중앙은행들이 2년여 만에 대대적인 긴축으로 돌아선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유동성 축소까지 더해져 자칫 경기침체나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8월까지 매달 475억달러 한도 내에서 미 국채와 MBS를 줄인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월 최대 950억달러의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한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최대 5225억달러의 자산이 덜어진다.
Fed가 사상 처음 QT를 실시한 2017년에 비해 속도는 빨라지고 규모는 커졌다. Fed는 2016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1년10개월 뒤인 다음해 10월 QT에 착수했다. 이번 QT는 지난 3월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뒤 3개월 만에 시작되는 것이다.
월별 QT 규모도 최대 다섯 배로 늘었다. 2017년 QT는 월 100억달러로 시작해 500억달러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Fed는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년간 6000억달러의 자산을 줄였다. 이번엔 올해 말까지 반년 동안 감축하려는 자산 규모가 최대 5225억달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자료를 인용해 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국중앙은행(BOE) 등 세계 4대 중앙은행도 앞으로 2년간 매년 2조달러씩 자산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4대 중앙은행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2020년 2월 15조달러였던 4대 중앙은행의 총자산은 올 4월 25조달러로 2년여 만에 10조달러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영국, 뉴질랜드 등 55개국의 중앙은행이 최소 60회 이상 기준금리를 올렸다. 2000년 초반 이후 가장 많은 횟수다.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과 QT에 나서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1% 상승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4월 영국의 물가 상승률도 9%로 1982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과도한 긴축에 나서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두 달 연속 둔화했다. 근원 PCE는 Fed가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다만 CPI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3%로 여전히 높아 물가가 아직 정점에 도달한 게 아니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양적긴축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QT와 금리 인상이 함께 진행되면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인설/도쿄=정영효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한 중앙은행들이 2년여 만에 대대적인 긴축으로 돌아선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유동성 축소까지 더해져 자칫 경기침체나 금융시장의 ‘긴축 발작’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배 커진 양적긴축 규모
Fed는 지난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이달부터 9조달러(약 1경1170조달러)에 육박하는 현 자산 축소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만기가 돌아오면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이다.오는 8월까지 매달 475억달러 한도 내에서 미 국채와 MBS를 줄인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월 최대 950억달러의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한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최대 5225억달러의 자산이 덜어진다.
Fed가 사상 처음 QT를 실시한 2017년에 비해 속도는 빨라지고 규모는 커졌다. Fed는 2016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1년10개월 뒤인 다음해 10월 QT에 착수했다. 이번 QT는 지난 3월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뒤 3개월 만에 시작되는 것이다.
월별 QT 규모도 최대 다섯 배로 늘었다. 2017년 QT는 월 100억달러로 시작해 500억달러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Fed는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년간 6000억달러의 자산을 줄였다. 이번엔 올해 말까지 반년 동안 감축하려는 자산 규모가 최대 5225억달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자료를 인용해 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국중앙은행(BOE) 등 세계 4대 중앙은행도 앞으로 2년간 매년 2조달러씩 자산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4대 중앙은행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2020년 2월 15조달러였던 4대 중앙은행의 총자산은 올 4월 25조달러로 2년여 만에 10조달러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물가 잡으려다 경기침체 오나
세계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도 올리고 있다. 미국은 5월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영국, 뉴질랜드 등 55개국의 중앙은행이 최소 60회 이상 기준금리를 올렸다. 2000년 초반 이후 가장 많은 횟수다.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과 QT에 나서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1% 상승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4월 영국의 물가 상승률도 9%로 1982년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과도한 긴축에 나서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두 달 연속 둔화했다. 근원 PCE는 Fed가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다만 CPI 기준으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3%로 여전히 높아 물가가 아직 정점에 도달한 게 아니라는 반론도 여전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양적긴축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QT와 금리 인상이 함께 진행되면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인설/도쿄=정영효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