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단기간 내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도 ‘경제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불안감과 경기 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바이든 “단기간 내 유가 하락 어렵다”

美, 고물가에 속수무책…다이먼 "먹구름 아닌 허리케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기름값이 언제 떨어질 것 같냐’는 질문에 “식품도 마찬가지지만 스위치를 눌러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것을 가까운 시일 안에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정유회사를 압박하며 인위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자 불가피한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전쟁 때문에 기름값과 음식값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수백만t의 밀을 당장 시장에 내놓지는 못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항구를 열어 곡물을 확보할 방법을 찾고 있고 전쟁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ed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때까지 통화긴축 정책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최소 두 차례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의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멤피스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리는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에 이어 2회 연속 ‘빅스텝’ 인상이다.

○“국제 유가 175달러까지 갈 것”

Fed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Fed는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네 지역에서 성장 속도가 직전 조사 기간보다 느려졌다”고 평가했다. 직전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보통의 속도로 성장했다’고 한 것과 온도 차가 난다.

베이지북은 “일부 기업은 높은 물가 때문에 소비자의 수요가 감소했다고 했으며 주거용 부동산 업계도 높은 집값과 치솟는 금리 탓에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프 CEO는 “연착륙 시나리오는 현재 환경에서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경제는 어느 정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이먼 CEO는 미국 경제가 강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금융콘퍼런스에서 “이전에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 말을 바꾸겠다. 이건 허리케인”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현재 모든 게 잘되고 있어 사람들은 Fed가 무엇이든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것이 가벼울지 아니면 슈퍼허리케인 ‘샌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다이먼은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는 첫 번째 이유로 Fed의 양적긴축(QT)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이런 정도의 QT를 겪어본 적이 없다”며 “따라서 역사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뭔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양적긴축의 파장을 우려했다. 다이먼은 두 번째 요인으로 우크라이나전쟁을 지목했다. 그는 “유가는 “배럴당 150~17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