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데이트펀드(TDF)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말 출시된다.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해주는 TDF가 ETF로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후 준비를 위해 퇴직연금 계좌를 튼 투자자들의 관심이 TDF ETF에 쏠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운용 3사 TDF 액티브ETF 동시 출시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달 말 액티브형 TDF ETF를 동시에 내놓는다. 이들 상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인프라 등 다양한 글로벌 자산을 담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TDF와 액티브ETF의 장점을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예상 은퇴 연령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해주는(TDF) 동시에 기초지수를 추종하되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추가 수익도 올릴 수(액티브 ETF)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정 시점을 기준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배분해 투자해 주는 상품이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은퇴 시기까지 펀드가 알아서 투자해준다는 편리성 때문에 TDF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236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TDF 상품에는 3조9025억원이 몰렸다. 2020년 말 4조377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은 현재 8조66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운용사들도 TDF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 TDF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국내 TDF 점유율은 미래에셋자산운용(45%) 가장 높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약 20%) 등이 뒤따르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TDF ETF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저렴한 보수로 복리 효과 가능

은퇴 시기를 고려한 자산 배분 효과에도 불구하고 TDF는 보수가 다른 펀드보다 높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혀 왔다.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면서 그만큼 비용이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오는 TDF 액티브 ETF 상품은 기존 TDF보다 보수가 낮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TDF는 총보수가 연 0.6% 수준이지만, 이달 말 출시 예정인 TDF ETF의 총보수는 연 0.39%에 불과하다. ETF 상품이기 때문에 어느 자산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매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펀드는 환매에만 수일이 걸리지만, ETF는 즉시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계좌로 ETF 매매를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 TDF도 ETF 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TDF는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전제로 한 상품이기 때문에 보수가 싼 ETF로 투자하면 그만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