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 히딩크 "손흥민 있었다면 2002년 결승 갔을 것"
히딩크 감독은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월드컵 4강 기적을 지휘했던 20년 전의 영광을 잠시 되돌아봤다.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은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넣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과 관련해 "2002년에 손흥민이 함께 했으면 (4강을 넘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자 지난달 28일 방한한 히딩크 감독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브라질의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중 누굴 자신의 팀으로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손흥민을 꼽은 데 이어진 질문이었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는 너무 쉬운 질문"이라면서 "간단히 '예스'(yes)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은 모든 팀이 탐낼 선수고, 뛰어난 인성까지 갖췄다"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됐을 거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에게 한일 월드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2-0 승)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기억에 남는 장면이) 너무 많아 쉽지 않지만, 감독으로서는 대회에서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첫 경기가 중요했다"면서 "이탈리아와 16강, 스페인과 8강전도 한국에는 중요한 승리였지만 폴란드전 승리가 한국이 대회에서 놀랄만한 성적을 거두는 데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축사에서 한국말로 "오대영"이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내고는 "'오대영'이 내 별명이었다"면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기까지 과정을 잠시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체코에 대패했고 부정적인 별명이 붙었다"면서 "우린 힘든 길을 걸었지만, 당시 협회에서 나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준 덕분에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이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2001년 치른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 친선경기 체코전에서 잇달아 0-5로 참패하자 히딩크 감독에게는 '오대영 감독'이라는 비난이 향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진아기자 janga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