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지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백이 된 경남지사 자리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에게 넘겨준 뒤 다시 국민의힘 소속 박 후보가 탈환했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지사가 지난해 7월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로 지사직을 잃고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된 이후부터 줄곧 유력한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됐다.
김 전 지사 이후 민주당이 마땅한 후보 찾기에 고민할 때 박 당선인은 본선보다 더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 윤한홍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윤영석·김태호·박대출 의원 등 쟁쟁한 현역 의원들과 원외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경력의 이주영 전 의원, 진주에서 내리 4선한 김재경 전 의원이 물밑 경쟁을 벌였다.
결국 당내 경선에서 이주영 전 의원과 경쟁 끝에 국민의힘 경남지사 대표주자를 꿰찼다.
박 당선인은 경남지사 선거 본선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당내 경선에서는 홍 전 지사에게 두 번 고배를 마셨다.
경남지사 도전 '2전 3기'인 셈이다.
박 당선인은 통영의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농민 아들로 태어났다.
마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면서 방송통신대에서 공부했고, 경남대학교 행정학과에 편입했다.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80년 경남도청 근무를 시작으로 합천군수, 도청 농정국장과 경제통상국장, 김해부시장 등을 거치며 행정가로서의 내공을 쌓았다.
도청 근무 시절 경제 살리기와 외자 유치에 힘을 쏟은 경험으로 이번 선거에서 '경남 경제'와 'CEO형 도지사'를 내세웠다.
그러나 2002년 처음 도전한 창원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을 맛봤다.
이후 절치부심해 2004년 창원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민선 3기와 4기, 초대 통합창원시장을 지내고 전문행정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도백'을 정조준했다.
경남지사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며 공기업 행정과 국제감각을 체득했다.
또 창원 의창 지역구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당 최고위원, 사무총장을 맡아 정치인으로서의 정무 감각도 익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시절을 제외하면 경남을 기반으로 40년간 행정과 정치를 경험했다.
그래서 박 당선인은 선거 내내 '경남이 키운 준비된 도지사', '경남은 저의 삶입니다'라는 슬로건을 강조했다.
그는 "경남에서 공직자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했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민들이 저를 키워주시고 용기도 주셨다"며 "그 무겁고 큰 은혜를 헌신과 봉사의 도정으로 보답하고, 모든 열정을 바쳐 내 고향 경남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경남의 위상이 추락한 원인이 정치인 출신 도지사가 잘못된 도정을 운영했고, 리더십 공백이라고 진단하는 박 당선인은 "이제 더는 경남도정이 개인의 정치적 행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오직 경남 발전과 민생 안정이라는 대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