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회 원 구성 첫 시험대…"野 법사위 고수 어려울 듯" 분석도 나와
여소야대 지형은 여전…일각선 "원 구성 장기대치 불가피"
[6·1 지방선거] 지방권력 손에 넣은 與…여소야대 돌파구될까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향후 대야(對野)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개표 중반으로 접어드는 2일 오전 0시 현재 광역자치단체장 17곳 중 13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4년 전 참패로 잃었던 지방권력을 단숨에 탈환하는 셈이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발판으로 국민의힘이 '강공모드'도 대야전략을 수정하며 주도권 확보를 시도, 여소야대 정국의 돌파구를 찾으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여의도의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구성 협상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대 전반기 국회는 지난달 29일로 임기를 마쳤지만,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마치지 못한 탓에 의장단과 상임위가 없는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가져가느냐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에는 국민의힘에 '하반기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넘기겠다'는 취지의 합의를 했으나 최근에는 법사위원장직을 넘기지 않겠다고 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당장 이 지점부터 공세로 돌아서며 여야관계 재설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권성동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이 국민 뜻과 배치되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추진했고 법사위원장직까지 합의를 파기하며 갖고 가겠다고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태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합의대로 법사위원장을 넘겨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압승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영향을 미치며 민주당이 더는 버티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온다.

민심이 정권 견제론보다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만큼 민주당이 마냥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야권에 냉혹한 민심을 확인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직에 고집을 부리면 '발목잡기' 프레임과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여전히 17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버티기' 전략으로 나온다면 국민의힘이 이를 타개할 뾰족한 수는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게다가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수습 과정에서 선명성 강화로 노선을 잡으면 법사위원장 등 쟁점 협상에서 도리어 더욱 강경한 태도로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민주당은 각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위해 원 구성에 앞서 의장단부터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아도 국회의장이 선출되면 인사청문특위를 설치해 청문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나면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 구성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모드전환'과 별개로 어쩔 수 없이 대치 상태가 길어지며 정국이 경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