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북지사 선회 두 달만 낙승…대표 공약은 '진료비 후불제'

국민의힘 김영환(67) 후보가 충북도지사에 당선돼 고향에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1일 치러진 충북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영민(64) 후보를 제치고 민선8기 '충북호'를 이끌게 됐다.

[6·1 지방선거] '윤심' 업은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고향서 재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을 지낸 그와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노 후보가 맞붙으면서 이번 충북지사 선거는 신구 권력 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 '안정적 국정 운영론'과 '민주당 12년 충북도정 심판론'이 민주당의 '정권 견제론'과 '유능한 일꾼론'을 압도하면서 생각보다 손쉬운 승리를 일궜다.

이번이 공직선거 10번째 도전이었던 김 후보는 이날 승리로 5번째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1977년 연세대 재학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기도 했던 그는 경기 안산에서 민주당 계열로 4선(15·16·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근래 치러진 20대 총선(안산 상록을·국민의당), 2018년 경기지사 선거(바른미래당), 21대 총선(경기 고양병·미래통합당)에서 내리 고배를 마셨다.

그러고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고향에서 '3전4기'에 성공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충북에서 그를 도백(道伯) 후보군으로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청주에서 나고 괴산에서 자란 충북 연고 정치인이지만, 정치적 고향이 경기도였고, 3월 22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때문이다.

그러던 중 충북에 지역구를 둔 같은 당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이 충북지사 경선 참여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고, 결국 4월 4일 충북지사 출마로 급선회했다.

당 안팎에서 '정치 철새' 비판이 제기됐지만, 경선에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과 오제세 전 의원을 따돌리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에 이르렀다.

충북지사 출마 선언 당시 "도민들의 부름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했지만, 김 후보 측은 그 과정에 '윤심'(尹心)이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그의 낙승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충북지사 선거가 양자 대결로 확정된 이후 언론기관의 의뢰로 실시된 18차례 여론조사에서 연전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노 후보와의 격차를 적게는 6.1% 포인트, 많게는 17.7% 포인트까지 벌렸다.

김 후보는 당선 확정 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당선을 견인했다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청주 출신 첫 민선 충북지사로도 이름을 올린다.

민선 1기 주병덕 지사는 음성, 2∼3기 이원종 지사는 제천, 4기 정우택 지사는 부산, 5∼7기 이시종 지사는 충주 출신이다.

12년 만에 국민의힘 소속 도지사가 입성하면서 충북도정은 상당한 변화를 맞게 됐다.

3연임 중인 이 지사가 주창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경우 김 후보의 공언에 따라 폐지될 운명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진료비 후불제 시행, 양육수당 월 100만원씩 60개월간 지급, 지역대학과 카이스트 협력 오송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창업펀드 1천억원 조성, 일자리재단 설립, AI·수학·과학영재·국제학교 설립,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 실현, 농업인 공익수당 100만원 지급, 국제 규모 스포츠컴플렉스 건립, 도립미술관 건립 등을 공약했다.

/연합뉴스